최고의 콘텐츠 전략은 따로 있다

콘텐츠 전략은 참 어렵게 느껴집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디지털 생태계를 전부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용자 페르소나를 파고들어 이들을 속속들이 파악해야 할 것 같죠. 콘텐츠 분야를 공부하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립니다. 쌓이고 있는 데이터에서도 가설과 인사이트가 쏟아집니다. 콘텐츠 기획자, 콘텐츠 전략가는 ‘부족’이 아니라 ‘과잉’에 시달립니다.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 내용은 아닙니다만, 재미있는 게임과 니체의 철학책이 갖는 공통적인 콘텐츠 전략이 있습니다. 제가 ‘레퍼런스 오버로드(reference overload)’라고 명명한 전략입니다. 조금 더 멋들어지게 표현해보자면 ‘초액기스’ 전략 되겠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저도 나름대로의 여정이 있었습니다. 히오스라는 게임에서 나름 실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요, 지금도 뇌리 한켠에 남아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스토리라인 외에도 흥미로운 콘텐츠 전략을 펴고 있는 게임이었는데, 보통 픽션 콘텐츠 세계관이 갖는 폐쇄성을 흥미롭게 해결했습니다. 픽션 콘텐츠 세계관 내에, 현실세계의 다양한 다른 세계관들의 요소를 집어넣었습니다. 마블 영화, 유명한 소설, 드라마, 다른 게임, 킹스맨, 디즈니 시리즈, 만화책 등 사람들이 알법한 다양한 콘텐츠 세계관의 레퍼런스를 사이드 스토리와 캐릭터로 집어넣어서 발견하고 즐기고 상상하는 재미를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도 무한한 연결고리가 있는 스토리처럼 느껴집니다. 게임 스토리를 이어가다가 아이언맨을 만났다가, 데미안과 대화를 나누고, 붓다의 인용문을 읽는 거죠. 아는만큼 보이고, 발견하는 재미가 있으며, 다시 플레이해도 발견하는 요소들을 넣었죠. 레퍼런스를 때려박는다는 데서 착안해 ‘레퍼런스 오버로드’라는 이름을 지어봤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저로서도 많은 추억이 담긴, 잘 만든 게임이죠. 최근에 니체의 철학책을 좀 읽다가 던져버렸는데요, 흥미로운 유사성이 있습니다. 각종 신화, 문학, 철학 등에서 다양한 상징들을 넣어 의미의 거대한 연결망을 완성했습니다. 하나의 책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백개의 책을 이미 읽었어야 하는 책이 된 겁니다. ‘초액기스’라는 단어는 여기서 나옵니다. 안그래도 진리를 담은 신화, 문화, 철학 등의 액기스를 담고 연결해서 초액기스를 만든 것이죠. 이런 책들은 잘 모르고 읽어도 뭔가 있는 것 같고,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 읽을수록 새로운 내용이 읽힙니다. 계속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는 게임과 기본적으로 같은 콘텐츠 전략을 펴고 있는 겁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저도 ‘레퍼런스 오버로드’를 시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존경받아 마땅한 최고의 철학자, 예술가, 이론가, 실천가, 사업가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최고의 인사이트를 담은 콘텐츠나 작품을 남겼고, 이들의 작업을 응축하고 연결한 콘텐츠를 만들기만해도 정말 훌륭한 성장의 먹이가 됩니다. 붓다, 이소룡, 스티브 잡스, 브루노 라투르, 한병철, 김대중, 파울로 코엘료 등, 이름만 들어도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인간들의 핵심 메시지만 모아서 믹서기에 넣고 갈은 다음에 제가 직접 마시고, 그 기운으로 뽑아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죠. 한명의 거인도 모자라서 거인의 군단을 갈아서 만든 칵테일은 최고의 재료만 준비해서 만든 한그릇의 샐러드처럼, ‘건강하지 않을 수 없는’ 양질의 콘텐츠가 될 겁니다. 인류 최고의 재료만 넣었으니까요. 매일 먹어도 될만큼 맛있고, 영양가있고, 질리지 않는 한 그릇의 음식이 있다면 어떨까요? 점심식사는 그냥 이걸로 해결하고 구독버튼만 누르면 되는 가치제안이 되지 않을까요? 거인들을 쌓아놓고 갈아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장이라는게 이렇게 쉬운 것이었다니… 인류 역사상 최고의 콘텐츠만 매일 매일 갈아마시면 멋진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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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4일 오후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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