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일을 하면서 점점 중요하게 평가받는 기준 중 하나는 '완벽보다 빠른 실행'입니다. 저는 꼼꼼함과 디테일함에 스스로 강점이 있다고 후하게 평가를 주는 편이라 이게 참 어렵습니다. 제 강점과 별개로 외부에서 평가하는 기준에 맞춰서 인정을 받으려고 하니 어긋날 때도 많습니다. 달콤한 칭찬을 받더라도 그게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아정체감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완벽주의자』에서 인상 깊게 본 내용을 공유합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긍정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스스로의 마음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자. 사람은 누구나 괜찮은 사람이기를 원하며 그 증거를 타인의 피드백에서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오직 타인의 인정을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명확한 자아정체감(identity)을 확립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중요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내가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된다. 타인의 평가와 피드백은 그 사람의 자존감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누군가의 인정과 칭찬을 간절히 원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혹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가꾼 모습은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감을 형성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요컨대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타인의 인정과 칭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치 겨울에 추위를 막기 위해 두꺼운 외투를 입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확인을 다른 사람이 내게 보내는 반응을 통해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온다. 겨울을 나는데 필요했던 외투가 아무리 멋져도 무더운 여름에는 장롱 속에 넣어두어야 한다. 여름에 외투를 입었다가는 열사병에 걸리고 말 것이다. 계절이 바뀌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이 바뀌듯이, 타인의 칭찬과 인정이라는 요소가 절대적이었던 계절을 벗어나 스스로 자기 가치감을 만들어가야 하는 계절이 되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