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598
하나만 구할 수 있다면 (The One Thing You’d Save)
피하고 싶은 끔찍한 상상이지만, 만약 집에 불이나서 빨리 집을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무게와 크기에 관계없이 단 하나만 들고 집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들고 나가겠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퍼뜩 하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함께 사는 가족들과 무사히 불구덩이를 빠져나올 수 있다면 다행이죠. 뭐 하나를 들고 나온들 그밖에 마음의 위로가 될만한 물건이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집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평소 노트북을 자주 사용하지만 없어도 사는데 지장없을 것 같고요. 자산은 디지컬로 관리하고 있어서 챙겨야 하는 귀중품도 딱히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지만 한 번 읽으면 여간해서 두 번 들춰보지 않으니 빠르게 손절할 수 있습니다. 옷, 신발, 액세서리, 가전, 생활용품 등 위기상황에서 구조해 주고 싶다는 애착가는 녀석이 없네요. 저는 참 정없는 사람인가봅니다.
불에 타버리면 없어지는 것처럼 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언제라도 한 순간에 사라져버릴 물건들입니다. 더 많이 더 좋을 가지려고 발버둥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어짜피 사람은 죽으면 단 하나도 저 세상으로 가져갈 수 없으니까요. 하나 더 갖으려고 노력할 시간에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를 놓치며 살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순간에 구하고 싶은 단 하나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