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의 업무 태도”, 이제 5년차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일까 싶어 꺼내지 않았던 소재입니다. 하지만 개발자로 일하며 종종 주변인들이 겪은 개발자에 대한 하소연을 듣다보면 ‘진짜 그런 태도로 일을 한다고?’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주말 사이에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어 의견을 나누고자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첫 회사가 중요한 이유는 이 시기에 주변 동료나 사수를 보고 직업관이 완성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에겐 능력이나 성장가능성도 중요한 요소지만 모든 직장인에게 요구되 듯 업무에 대한 그 사람의 가치관도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저는 첫 회사에서 가장 주요하게 배운 점 중 하나는 어떠한 실무 스킬도 아닌, 이 가치관에 대한 걸 가장 잘 배웠다고 느낍니다.
그 중에 개발자로서 취해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 행동을 안함으로써 반이라도 가기 때문이며, 역으로 생각하면 갖춰야 할 태도를 도출할 수 있을테니까요.
1️⃣ 그럼 댁이 개발하시든가요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개발자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끼리는 웃으면서 농담삼아 이야기할 수 있는 말이라도,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저런 응대를 하는 순간 개발 능력은 출중할지라도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바닥 수준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지사지로 기획자나 디자이너를 개발 구조 문제로 설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소리를 들으면 어떨 것 같은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자매품으로 ”니가 개발을 알아?“ 도 있습니다.
2️⃣ 사용자는 내 알 바 아니야 / 사용자가 멍청해
종종 개발이나 기획을 사용자 입장에서가 아닌 구축자 입장에서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사우들만 사용하는 사내 인트라 서비스가 그런 편이죠. 회사 역시 신경쓰지 않는 서비스이므로 신경써서 만들기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발자가 프로그램/서비스를 사용할 사용자를 무시하고 개발해서는 안됩니다. 심지어 사용자들이 멍청한 것이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업무 환경과 별개로 당신이 불편한 서비스를 개발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헤매는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3️⃣ 문제가 발생할 것을 앎에도 개발해주기
기획안이나 수정 요구사항을 보다보면 개발 구조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들이 보입니다. 시스템의 아키텍처를 모르는 분은 그런 기획이나 수정사항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 걸 발견하면 이야기하고 조정하는 것도 개발자의 일입니다.
그러나 설명, 설득하기 귀찮다고 일단 구조에 안맞아도 어거지로 개발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실제로 봤습니다..) 이런 태도는 추후 시스템에 치명적인 결함을 가져오게 되며, 이를 관리하는 동료 개발자에게도 큰 고통을 줍니다. 종종 대화를 하기 싫을 정도로 문제 제기 자체를 싫어하는 이해관계자가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시스템과 동료 개발자들을 위해 이런 행동은 지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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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일 하다 보면 가끔 문제 해결을 통해 오른 자신감이 자만이 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가 성과를 내고 이만큼 대우 받을 수 있는 건, 우리의 산출물을 사용해주는 사용자들과 사용자들에게 이 코드 덩어리가 잘 제공되도록 함께 협업하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