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스운 이야기지만, 글이나 말로만 들었던 것들이 창업한 이후로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제프 베조스의 ‘Day 1’입니다.
2. 제프 베조스는 창업 후 수십 년 동안 매해 새로운 주주서한을 보낼 때, 처음 작성한 주주서한을 함께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은 막연히 창업 첫날의 정신을 보존하기 위해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3.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창업을 하면, 창업을 하기 전과 후로 시간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4. 특히 사업이 생각대로 되지 않고, 상황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수록, 처음 가졌던 마음을 떠올리면 의외로 생각이 심플하게 정리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5.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그리고 또 주제 넘는 이야기지만,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꽤 오랫동안 적자를 보면서 사업을 했던 제프 베조스 입장에서는, 처음 사업을 꿈꾸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한 ‘첫 번째 주주 서한’이, 그러니까 ‘Day 1의 정신'이 본인 스스로를 다잡아주는 도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6. 초심을 지키는 것을 넘어, 혼란한 상황에서도 자신과 회사를 더 나은 상태로 이끌어주는 도구 말이죠.
7. 특히나 회사의 성장은 지지부진한데, 상황은 초라하고 복잡할수록, 명확하게 정리된 이런 도구가 더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 부쩍 하고 있는데요.
8. 9월이면, 어느덧 사업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되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홈페이지조차 못 만드는 초라한 사업이라서 늘 부끄러움의 연속이지만,
9. 그럴 때일수록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생각, Content First에 집중하곤 합니다. 콘텐츠가 먼저고, 나머지는 그다음이란 생각 말이죠.
10. 그리고 누군가는 정신승리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홈페이지도, 정기 결제 툴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혼자서 유료 멤버십을 시도했는데, 여전히 부족함이 많으나 그래도 어찌어찌 사업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기에 더 잘해야 겠다는 다짐도 하곤 합니다.
11. 비록 초라하고 더디지만, 그래도 계속 노력하다 보면, 처음 꿈꿨던 ‘콘텐츠가 진정으로 중심이 되는 멤버십 서비스’를 언젠가는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양질의 콘텐츠가 더 잘 생산되고, 좋은 콘텐츠가 더 잘 경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아직 조금도 놓지 않고 있으니까요.
12. 물론 이것도 사업이라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고, 처음 생각했던 것들 중에서 잘못 생각했던 것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겠지만, 그래도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켜야 할 나름의 정신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13. 동시에 이 말도 안 되는 멤버십을 수동으로 3년째 이용하시는 분들이 곧 생기는데.. 이 또한 너무 놀랍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특히나 매월 수동으로 멤버십을 운영하는 우둔한 혹은 도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업자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서, 이런 부지런한 독자분들은 가진 사업자는 세상에 저밖에 없을 것이라는 미친 생각도 가끔 합니다.
14. 그렇기에 멤버십 회원분들이 더 자부심을 느끼도록, 더더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그런 멤버십 회원분들을 조금씩 조금씩 늘려서 더 나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저의 바램인데요.
15. 그런 순간이 오기를 희망하며, 다가올 7월 멤버십을 함께 하실 분들을 모집하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자세한 내용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 모집 기간이 빠듯하오니 이점도 신경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늘 감사합니다 ;)
https://somewon.notion.site/2023-7-21b11118752e463e83f7f98b0aaa1c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