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글쓰기]
한 달에 한 편, 글을 씁니다.
기획자로 커리어를 밟아가며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풀고, 기록합니다.
(29회차는 개인용으로 스킵)
1.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구성원들의 역량은 제각각이다. 역량을 S,A,B,C급으로 기술한다면, 인재 밀도는 개별 구성원들 역량의 평균치로 볼 수 있다. 회사는 인재 밀도를 S에 가깝게 유지하고 싶어하고, 개인도 본인 역량을 S 방향으로 가고 싶어한다. (그렇지 않은 개인은 결국 회사 또는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반강제적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회사와 개인의 지향점은 동일하다.
2. 회사는 개인에 비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선택지가 많다. 크게 3가지인데, 1) S급을 채용하거나 2) C급을 내보내거나 3) 구성원을 S급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이 있다. 굳이 난이도를 따져본다면 뒤로 갈수록 어렵다. 반면, 개인은 선택지가 별로 없다. 1)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에 입사하고, 2) 주어진 상황에서 역량을 120% 수행하는 것이 제어 가능한 변수다. 다른 변수(이를테면 시장 상황, 리더십, 회사 문화, 동료 역량 등)들은 제어 불가능하다.
3. 인재 밀도가 S에 가까워질수록 회사는 가파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S급 인재를 꾸준히 유지시키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해야 하는데, 3번(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쁘다는 핑계로, 조직문화팀이 없다는 핑계로 못 챙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재 밀도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선 3번이 가장 필수적이다. 개인이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놓지 않으면 S급을 데려와도 금방 나갈 것이고, C급을 내보내도 남는 건 B급이다. A급이 되면 나갈 테니 남는 건 C급으로 전락할 인재들이다.
4. 회사에서 동료의 퍼포먼스가 안 나와서 답답한데, 직설적으로 말을 못해 끙끙거리는 경우가 있다. 동료에게 '너 못하니까 잘 좀 해봐'라고 말하기 매우 어렵다. 그걸 받아줄 수 있는 문화나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는 이상. 보통은 동료의 퍼포먼스를 판단하는 내 주장이 이미 주관적이라 감정싸움으로 번질 여지가 다분하다. 당신이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 말이 정답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돌려 말하면? 안 먹힌다. 못 알아듣거나, 알아들어도 '니가 뭔데?'라는 심정으로 자기 할 일만 한다. 동료는 원온원이든 뭐든 여러 방법을 통해 얘기하다가 본인 스스로 억하심정이 든다. '아니, 내가 뭐라고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 리더들은 뭐 하는 거야?' 사기가 떨어지는 소리다.
5. 그래서 리더십이 중요하다. 리더들이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퍼포먼스가 안 나오는 구성원에게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성장할 수 있도록. 의지가 없거나 노력해도 안되면 내보내야 한다. 더 뛰어난 동료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전에. 더 나아가 동료들끼리도 직설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성장은 고통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당신의 성장을 위한 동료애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서로 알고 있어야 한다. 혹은 '너처럼 일 못하는 사람과는 일하고 싶지 않으니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일 좀 제대로 해'라는 마인드가 회사 전반에 깔려 있거나.
6. 정리하자면, 회사에서 동료의 퍼포먼스에 대해 직설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손해 본다. 회사도, 경영진도, 일 열심히 하는 사람도, 일을 잘 못하는(혹은 안하는) 사람도. 회사는 성장이 정체되고, 경영진은 답답하니 더 강압적으로 나오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사기가 떨어지고, 일 못하는(혹은 안하는) 사람은 벼락 맞듯이 짤린다. 모두를 위해서라도 피드백을 주고받는 환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