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 직원들은 도통 흥미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까요?“ 흥미 유발에 관한 질문은 심리학자들조차 가장 많이 들으면서도 ‘대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라고 대부분 이야기한다. 인지심리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 역시 늘 고민이 되는 질문이다.
논문도 읽어보고 사람들을 관찰도 해보면서 언젠가부터 필자의 대답은 이렇다. ”당신이 90%는 맞았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무슨 뜻일까? 우리 인간들은 꽤 많은 경우에, 자신이 무언가에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를 물으면 실제로는 그 이유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흥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어떤 일이나 공부에 흥미를 갖고 몰입할 때 “당신은 그 일에 왜 흥미를 가지십니까?”라고 물으면 사람들은 ‘중요해서’ ‘돈이 되니까’ 또는 ‘재미있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이 정말 흥미의 ‘진짜’ 이유였을까? 실제로는 ‘내가 흥미를 가진 이유를 사후에 추리해 낸 결과’에 더 가깝다.
흥미는 색으로 치자면 혼합색에 가깝다. 그래서 미묘한 것이다. 슬픔, 분노, 기쁨, 쾌감 등은 원색에 가깝다. 그래서 분명하다. 재미있는 것은 원색과도 같은 이런 기본 감정을 만들어 내는 원인이나 이유가 명확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흥미, 설렘, 꺼림칙함, 심지어 수상하게 미소 짓고 흡족함을 나타내는 ‘므흣함’과 같은 감정은 미묘하기에 그 원인과 과정이 분명하지가 않은 것이다. 흥미의 정의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정의는 구체적이며 명확해야 한다.
하지만 흥미는 그 정의조차 여전히 추상적이다. ‘어떤 대상에 마음이 끌린다는 감정을 수반하는 관심’이라고 정의하니 말이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보면 중요한 단서가 나온다. ‘마음을 끄는 관심!’ 도대체 우리는 왜 마음을 끄는 관심을 가지게 될까? 이를 분석하면 흥미 유발의 방법의 실마리가 보인다.
1️⃣첫 번째는 아직 완료•완성되지 않았을 경우다. 우리는 보통 좋든 싫든 일이 완료되어 결론이 나면 더 이상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 유명한 '자이가르닉 효과'처럼 말이다.
아직 손님 테이블 위에 올리지 않은 주문 메뉴는 완벽히 기억하면서, 일단 손님 앞에 가져다놓으면 어떤 메뉴를 주문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웨이터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이는 마음을 쓰는 메커니즘만 설명한다. 관심은 좀 더 긍정적인 부분까지 포함해야 한다.
2️⃣그래서 두 번째 요소가 있다. ‘당신은 틀리거나 망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피드백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은 더욱 그 생각에 다가가고 싶어 한다.
수많은 학생과 직장인이 점수나 성과지표가 잘 나오는 과목, 업무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우리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자주 목격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흥미는 1️⃣과2️⃣, 두 요소가 결합되어 발생하는 매우 미묘한 혼합색과도 같은 느낌이다. ‘당신이 잘하고 있는 무언가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어떤 질문이든 사람들에게 던지고 난 뒤 그 대답을 듣고 “당신이 90%는 맞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머지 10%를 더 알아내 완성하고 싶어 하는 이른바 ‘긍정적 관심’인 흥미를 사람들이 느끼게 된다. 흥미는 한 번에 느끼거나 완성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한 번에 흥미를 갖게 하는 방법 역시 없다. ‘90%는 맞았다’고 하면 10%를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굳이 한마디 첨언드리자면, “90%가 아니라 10%만 맞는 대답을 하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라고 항변하지 마시라. 현실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90% 혹은 적어도 80%는 맞는 대답을 할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질문을 생각해내지 못한 질문자에게 정작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