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불행하게 만든 것들이 주는 긍정적인 힘을 이용하라 >

1 니체를 처음 읽은 건 고등학생 때였다.​ 수능이 끝나고 시간이 많았다. 우연히 들렀던 도서관에서 니체의 책을 발견했다. 니체나 철학에 대해서 아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 2 그냥 무작정 읽었다. 거의 내용을 이해 못 했다. 기억에 남는 내용도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이 있다는 큰 인상을 남겼다. ​ ​ 3 군대에서 니체를 두 번째로 읽었다. 군대에서 읽을 책은 미리 검열을 받아야 한다. 일종의 불온문서 필터다. 통과하면 검열 도장을 받는다. 니체의 책 검열을 받을 때 주변에서 신기해했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봐도 그렇다. 니체를 읽는 군인이라니. 책 읽기도 쉽지 않은 군대에서 읽겠다고 고른 책이 니체라니. ​ ​ 4 그때 기억에 남은 키워드는 초인이다. 잠이 들면 꿈일 것만 같다. 하지만 군대라는 낯선 현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동시에 머릿속으로 그 현실 너머의 희망이 필요했다. 니체가 말한 초인의 개념이 눈에 들어왔다. 스스로를 극복해서 더 나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그런 생각들이 군 복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 ​ ​ 5 이 책으로 니체를 세 번째 읽었다. 이번 키워드는 무한 긍정이다.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모든 순간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의 운명은 긍정과 부정을 모두 포함한다. 무한 긍정의 긍정 역시 긍정과 부정을 모두 포함한다. ​ ​ 6 디오니소스적 긍정이라는 이 무한 긍정은 사실 그간에는 공감되지 않았다.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긍정과 부정을 모두 긍정할 수 있다는 개념이 와닿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 내용이 가장 강렬했다. 마치 이 내용을 처음 읽은 것 같았다. ​ ​ 7 고전은 오랜 시간을 견디고 버텨서 살아남는다. 그만큼 많은 사람의 공감도 받는다. 니체의 사상 역시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덧붙여서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자기 계발서들의 주장이 오버랩됐다. 그들은 모두 니체에게 빚지고 있다. ​ ​ ​ ​밑줄 친 문장들 ——— ​ ​1 인간은 고통스러운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견디기 위해 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무의미하고 두려운 삶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신이 결과적으로 인간을 더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더는 필요 없게 된 것이다. 니체가 자신을 광인에 비유하며 우리가 신을 죽였다고 말한 이유다. ​ ​ 2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이제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힘에의 의지로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도달해야 할 목표는 바로 초인이다. ​ ​ 3 자신이 옳다고 믿어 왔던 정신적 가치들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인식의 대상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지 말고 멀리 떨어져서 관찰해야 한다. 거리의 탑들이 얼마나 높은지는 탑 안에 있을 때는 알 수 없다. 그 거리를 멀리 떠났을 때 거리의 탑들이 얼마나 높이 솟아 있는지 볼 수 있다. ​ ​ 4 니체의 운명에 대한 사랑은 삶에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태도이다. 필연적인 것을 아름답게 본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곧 자신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마음 자세이다. ​ ​ 5 인간의 자유 의지를 긍정하는 철학에서는 무엇이든지 노력하면 다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이란 없고, 누구든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유 의지의 철학은 실패한 사람에게 ‘당신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일방적으로 책임을 묻는다. ​ ​ 6 과거와 미래는 현재 이 순간에 의해 결정된다. 동일한 모습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사실이 저주가 되느냐 축복이 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이 순간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면 삶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바꿀 수는 있다. 다시 말해 나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진정으로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고 충실해야 한다. 당신이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때 운명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 ​ 7 “시도와 물음, 그것이 나의 모든 행로였다. 그리고 참으로, 사람들은 이러한 물음에 대답하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 ​ ​ 8 우리는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고, 천 개의 길을 가지고 있다. 편견, 선입견,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사태를 좀 더 다양한 눈으로 바라보아야만 한다. ​ ​ 9 이성을 중시했던 플라톤은 욕망을 이성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니체는 이성보다 욕망을 더 중요시했다. 니체는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라고 한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려면 자신이 원하는 것, 소유하고 싶은 것, 삶에서 체험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 ​ 10 중요한 건 탁자 위에 떨어진 주사위의 숫자가 아니라 일단 주사위를 하늘을 향해 던지는 주사위 놀이 자체이다.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주사위를 던져야 한다. 그리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 ​ 11 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고귀한 인간처럼 자존감이 높은 사람도 타인이 자신을 좋게 평가할 때 기쁨을 느낀다. 니체는 이것은 결코 허영심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고귀한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삶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성공을 하면 기쁘고 실패해도 스스로 책임을 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 ​ 12 “삶에 대한 중오가 창조적이 되었는가? 아니면 삶의 충일이 창조적이 되었는가?" 이 말은 모든 예술은 두 종류의 고통을 받는 자'를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한 종류는 삶의 충일에서 고통받는 자이다. 여기서 일이란, 가득 차서 넘침을 의미한다. 그런데 어떻게 삶의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가득 차다 못해 넘치는데 고통스러울 수 있을까? 그것은 더 많은 것을 지배하고, 더 많은 것을 원하며, 더 강해지기를 원하는 힘에의 의지의 성질 때문이다. ​ ​ 13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과거에 익숙해진 자신과 관련한 전부를 버린다는 것이다. 그 여행의 이유나 목적은 중요하지 않다. ​ ​ 14 니체는 행복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한 어떠한 지침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법칙들을 내면에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주는 '도덕적인 지침은 오히려 그의 행복을 방해하고 저지하게 될 뿐이라는 것이다. ​ ​ 15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제때에 죽도록 하라"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제때에 죽는 것이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죽음을 맞이하는 '자유로운 죽음'을 의미한다. 니체는 왜 우리가 원하는 때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라고 하는 것일까? 니체는 이어서 "결코 제때에 살지 못하는 자가 어떻게 제때에 죽을 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즉 제때에 살아 본 사람만이 제때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제때에 죽도록 하라"는 "제때에 살라"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 16 디오니소스적 긍정이란, 지금까지 부정한 삶의 측면들을 필연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공제나 예외나 선택함이 없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통, 질병, 사건, 사고 등과 끔찍하고도 의문스러운 일로 가득한 인간의 삶에서 지금까지 부정된 측면도 소망할 정도로 가치가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것들은 오히려 내가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극한다.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은 '최고의 긍정'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제공한다. ​ ​ 17 아모르파티와 디오니소스적 긍정은 동전의 양면 관계이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려면 지금 당장 고통으로 가득 찬 현재의 삶을 긍정해야만 한다. 디오니소스적 삶에의 의지는 고통을 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기쁨으로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초인으로 긍정할 수 있는 인간, 자신의 힘에의 의지로 삶을 극복하고 창조할 줄 아는 인간, 삶의 모든 순간이 영원히 회귀한다고 해도 기쁘게 받아들이고 긍정할 수 있는 인간,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사랑할 줄 아는 인간, 이런 건강한 인간이 바로 '디오니소스적 인간'이다. ​ ​ 18 디오니소스적 긍정은 아픔 많은 인생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삶이 주는 두려움과 불안감은 우리를 올바른 해결책을 찾도록 길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초월하여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삶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디오니소스적 긍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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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1일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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