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다. 25%까지 떨어졌다. 다소 반등하고 있으나 여전히 30%에 못 미치거나 살짝 넘는 수준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그 이유를 생각하는데 문득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 이론’이 생각났다.


사이넥은 애플 소비자들이 애플의 WHAT, 즉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애플의 WHY, 다시 말해 애플의 존재 이유와 목적, 소명을 사는 거라고 했다. 소비자는 애플 아이폰을 구매함으로써 애플의 WHY인 혁신을 사는 것이고, 그 혁신에 동참해 일부가 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의 ‘와이(why)’에 답이 있다. 선거에서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그에게 발견했던 와이(why)는 공정과 상식, 법치와 정의였다. 이는 그의 출마 선언문에서도 확인이 된다. 당시 그는 공정을 9번, 상식은 7번, 법치는 8번, 정의는 4번을 언급했다. 자신이 대통령에 출마하는 목적으로 공정과 법치를 내세운 거였다.


그 와이가 진짜라는 증거도 내세웠다. 권력 핵심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였다. 이를 통해 공정과 상식, 법치를 세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보수와 중도층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이를 인정했다. 선거에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져 그의 와이를 샀다.


그러나 취임 후 윤 대통령의 ‘왓(what)’, 다시 말해 그의 국정운영은 와이에 부합하지 않았다. 장관과 대통령실 인사는 특정 학교와 지역에 치우쳤다. 대통령의 검사 시절 동료를 비롯해 가까운 이들이 요직에 기용됐다. 대통령실에 채용된 일반 직원 중에 대통령의 지인 아들이 있다는 게 확인됐다. 법치와 상식에 맞나 싶다.


이는 대통령이 약속한 와이에 어긋난다. “전 정권보다는 나은 인사”라는 해명은 공허하다.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의 와이를 보고 한 표를 준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그의 와이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자 했고, 그 와이에 동참하고자 했다. 그 유권자들이 이제 실망하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진 게 이상하지가 않다.


대통령은 자신의 새로운 와이로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무려 35번 자유를 말했다. 반면 공정은 딱 3번이었다. 정의와 법치, 상식은 언급이 없었다. 최근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대통령은 자유를 33번 말했다. 역시나 공정과 정의, 상식은 언급이 없었고, 법치만 3차례 언급했다.


사실 출마 선언문에서도 자유를 가장 많이 언급했었다. 다만 권력 비리 의혹 수사를 통해 공정과 상식, 법치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면서 자유는 부각이 덜 됐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유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가치다. 대통령이 자신의 와이로 '자유'를 제시하고 이를 실천한다면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왓, 다시 말해 그의 언행과 정책이 그의 와이, 즉 자유와 일치하느냐는 것이다. 애플의 왓, 즉 제품이 혁신적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애플의 와이, 즉 혁신을 믿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정치와 경제, 사회 각 영역에서 자유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의 와이는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자유의 핵심은 ‘차이’를 인정하는 데 있다. 차이가 없다는 건 획일화를 뜻한다. 자유가 있을 수가 없다. 차이가 있다는 건 곧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너와 내가 다르다는 건, 너와 나의 의견이 다르고,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뜻이다. 갈등은 필연이다. 그 갈등을 포용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조정하는 게 곧 자유의 실천이다.


이런 점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에게 ‘내부 총질 당 대표’라고 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차이와 갈등을 포용하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줄 수가 있다. 자유라는 대통령의 와이가 그의 왓과 일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대통령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 다만 그가 자신의 와이를 입증하고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면 지지율의 급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의 집권은 절대 안 된다’라는 강성 지지층에게만 의존할 경우, 윤 대통령의 와이는 ‘민주당 반대’로 좁아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중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와이’를 입증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받기를 바랄 뿐이다.

[경영과 사람 사이] 윤 대통령의 와이(why)로 설명하는 낮은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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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사람 사이] 윤 대통령의 와이(why)로 설명하는 낮은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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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3일 오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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