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806
대한민국 사람들은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 같습니다. 명문 대학에 입학해서 번듯한 직장 생활하는 것이 표준화된 꿈입니다. 적어도 그렇게 살면 창피하진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가 공부를 잘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때가 되면 시집, 장가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한편으로 남의 자식과 비교 당하기 싫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옆집 철수, 영희와 우리를 비교하며 잔소리를 하는 이유도 철수, 영희 엄마와 아빠를 마주보기 부끄럽다는 생각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체면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인사하면 저렴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웬만하면 먼저 잘 인사하지 않습니다. 거의 동시에 인사하면 모를까 단 0.1초라도 상대가 먼저 인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참 유치하죠?
크리스천으로 교회에서 기도할 때도 체면이 작동합니다. 멋진 어휘력을 자랑하며 길게 기도해야 성령 충만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눈을 지그시 감고 오랫동안 기도하는 척할 때가 있습니다. 속으로는 언제 눈을 떠야 하나, 10초만 더 좀만 더, 고개를 숙여야 하나 하늘을 보고 기도해야 하나 별생각을 다합니다.
도대체 왜 우리는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언제부터 체면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된 걸까요? 체면을 차리는 사소한 행동이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문제는 체면이 중요한 사안이 아닌 부분에서도 체면을 우선순위로 따지는 것이 이슈입니다.
직업을 선택하는데 가족과 친구들에게 번듯해 보이는 것이 왜 중요합니까? 그래서 나랑 잘 맞는지도 모르는 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운 좋게 적성에 잘 맞으면 다행이지만 안 맞을 확률이 58000%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적성에 대한 탐구 없이 선택했기 때문에 작은 고난에도 흔들려 내 길이 아니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가정과 직장에서 체면 때문에 관계에 미숙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표현하면 관계가 좋아질 텐데 체면 때문에 표현하지 않아서 관계와 문화가 경직된 곳이 많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그런 걸 하나’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요? 세상에 누구도 대단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게 누구나 유한한 시간과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잠시 반짝여 보일뿐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얼마나 대단할 수 있겠습니까? 대단한 사람은 없습니다. 나와 너, 우리 모두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럼 우리가 서로를 위해 못할 것이 있겠습니까? 이해와
용서, 배려, 인내,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살면 좋겠습니다.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최고로 따뜻한 여러분이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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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6일 오후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