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인 프로젝트와 복잡한 프로젝트의 관리방식은 다릅니다.

문제와 근본원인이 명확하고 단순한 프로젝트는 흔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하고 반복적인 자료 취합을 로봇을 활용하여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는 해결할 문제와 근본원인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할 기술만 있으면 됩니다. 검증된 기술이 있다면 프로젝트가 실패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문제와 근본원인이 단순하지 않아 복합적(complicated)이거나 복잡(complex)합니다. 시간을 가지고 꼼꼼하게 분석해야 하는 복합적인 프로젝트도 있고, 적용해보기 전에는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힘든 복잡한 프로젝트도 많습니다. 또는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복합적인 프로젝트가 복잡한 프로젝트가 되기도 합니다. 프로젝트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유형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관리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 복합적인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문제를 상세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요소(element)들이 많고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이 많으면 복합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가 고려할 요소는 하중, 내진, 바람에 견디기, 수평/수직 잡기, 메인 프레임 등 다양합니다. 많은 요소들을 고려한 설계를 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가 없음을 검증한 뒤에 시공에 착수해야 합니다.


초고층 빌딩건설에서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시공에 착수한다면 부실한 빌딩을 건설하게 됩니다. 초고층 빌딩 건설은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나 실력 있는 엔지니어들에게 시간만 준다면 복합적인 문제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복합적인 소프트웨어의 예로는 SI기업의 프로젝트 관리시스템 또는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SI기업의 프로젝트 관리시스템은 초고층 빌딩의 건설보다는 복합도가 훨씬 낮지만 영업관리, 구매관리, 손익관리, 인력관리, 일정관리, 위험관리, 지식관리, 외주관리, 품질관리 등의 상호관계를 분석하고 설계한 뒤 개발에 착수해야 합니다. 특히 구매관리•손익관리•인력관리•일정관리의 연계는 복잡하기 때문에 어떤 데이터를 언제 어떻게 주고받고, 데이터 변경 시 검증할 로직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분석하고 개발에 착수해야 합니다.

복합도가 높은 프로젝트에서 ‘빨리’는 치명적입니다. 처음부터 애자일 방식으로 스프린트를 적용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시간을 가지고 복합적인 관계를 제대로 분석해야 재작업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복잡한 프로젝트는 실험을 통해 문제와 해결방안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구성하는 요소가 많고 상호관계가 역동적이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복잡한 프로젝트가 됩니다. 조직문화 개선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구글, 아마존, 애플과 같은 혁신기업의 프랙티스를 그대로 따라 한다고 조직문화가 혁신적으로 변경되지 않습니다. 오은영 박사의 TV 프로그램을 많이 본다고 자녀를 잘 키우고, 자녀와 잘 지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아닌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신상품을 개발할 때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활용하여 고객가치를 검증하는 것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대표적인 방안입니다. 복잡한 프로젝트는 분석만으로 정답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일단 작게 실행해 보고 결과에서 배워야 합니다. 대포를 쏘기 전에 총알로 목표물을 찾는 것에 비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대부분 복잡한 프로젝트입니다. 사람들이 시스템에 어떻게 반응할지 사전에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벗어난 주제이지만 자녀양육은 복잡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관점에 따라 복잡한 프로젝트가 될 수 있습니다.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데이터 제공시기, 데이터 품질에 따라 리스크 식별의 정확도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를 위한 핵심기능을 특정 사업부에 먼저 적용해 보고 문제점을 보완한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전사로 확산하는 것이 실패의 크기를 줄이고, 정답을 찾기에 적합한 방법론입니다.


복잡도가 높은 프로젝트에서 ‘큰 규모’는 치명적입니다. 적용해보기 전에는 문제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크게 시작하면 크게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합적인 프로젝트인지 복잡한 프로젝트인지 구분이 힘들 때에는 복잡한 프로젝트로 간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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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삼성 SDS에서 30년동안 경험하고 체득한 교훈을 정리한 <슬기로운 PM 생활>을 25년 1월 출간한 소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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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4일 오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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