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리 845
프랙털 지수는 1에 가까우면 단조로운 도형이며, 2에 가까우면 복잡해진다는 기하학적 구조를 의미합니다. 어려운 학문적 용어로 더 이상 설명이 어려운 저의 무지함을 용서해 주세요.
유현준 건축가가 쓴 책 '인문 건축 기행'에서 본 개념입니다. 사람은 단조로운 것을 싫어하고, 동시에 너무 복잡한 것도 선호하지 않습니다. 단순함과 복잡함 그 중간 모호한 경지를 아름답고 이야기하는데, 프랙털 지수 1.4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 보통 사람이 좋아하는 아름다움이 어느 정도 모호한지 가늠이 될 것입니다.
취업과 이직을 위해 도전하는 우리를 바라보는 회사 채용담당자의 시선이 프랙털 지수로 설명하면 딱 위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모호한 경지에 있다고 봅니다. 너무 못나지도 않고 과하게 똑똑하거나 잘나지도 않은 사람을 인재라고 평가하며 선호합니다. 아마도 그런 사람이 다양한 캐릭터가 모인 회사라는 공동체에서 잘 어울리며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모나다'라는 표현을 아시죠? 말이나 행동이 남달리 까다롭고 표가 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성격이 모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회사에서는 역량과 이전 경험에 의해서도 가끔 모난 캐릭터가 보이곤 합니다. 회사에서 인재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겸손이 미덕인 유교 사상이 깊게 뿌리박힌 대한민국에서 유독 인재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모호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회사에 입사 지원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위로든 아래로든 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로 탁월한 능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내용을 이력서에 모두 담는다면 이력서를 검토하는 채용담당자가 숨이 막혀 이력서를 읽는 중간에 완독하기를 포기할 것입니다. 반대로 너무 겸손하여 가진 것이 없음을 여백의 미로 표현하는 것도 이력서를 읽는 채용담당자에게 무념무상으로 명상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가장 강력한 한 방만 있으면 됩니다. 이력서 전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뾰족한 메시지를 떠올려 보세요. 여러분은 입사 지원하는 회사의 채용담당자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이력서 제목부터 마지막 항목 내용까지 한 단어가 떠오르도록 작성해 보세요. 글에는 마법과 같은 힘이 숨어 있어서 의도를 담아 작성하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여러분이 가진 강점과 경험, 가치, 성향을 표현하는 한 단어를 찾아보세요. 마치 별명처럼 나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만들어보세요. 그 단어가 내가 되도록 설명하는 내용을 만들어보세요. 그것이 우리를 드러내는 문서가 되고 회사에 제출할 때 이력서가 됩니다.
이력서라는 형식에 여러분 자신을 가두어 딱딱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라요. 문서와 글을 읽는 사람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여러분의 이력서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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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7일 오전 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