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6개월째 코딩을 1도 못해보고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클수록 프로세스가 잡혀있을수록 코딩에 투입되는 기간이 늦춰집니다. 저는 인디 게임 팀이나 스타트업 위주로 다니는데 거기서는 누가 일을 시킨다기 보다는 각자가 각자 스스로 판단하에 업무를 진행하고 사후에 책임자에게 확인을 받습니다. 선개발 사후보고에 원칙을 따라여. 그래서 입사하고 세팅 끝나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하는데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업무 프로세스를 배우고 그러는 기간이 충분히 필요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사가 인력이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신입 개발자는 길면 1년 정도는 개발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개발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성에 차지 않을 의견이겠지만, 저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서비스 플로우를 배우고 로그 시스템을 배우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해주신 것을 보면 더욱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개발자는 어떤 코딩을 해야 하는지, 즉 어떤 시스템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만족도가 높은지, 또 서비스 운영적인 면에서 어떤 로그를 남겨야 앞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 개발자 또는 운영자가 비용을 절약하여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에서 로그 굉장히 중요합니다.) 코딩은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곰곰이 생각해봐야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이죠. 작성자님은 지금 그런 것들을 돈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비스 플로우와 로그 시스템을 배우며 그에 관한 코드들도 접하실 텐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코딩을 했는지도 관찰해보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코드 이해력도 좋아질 것이고, 이해력이 높아지면 이전 개발자가 구현해놓은 코드에 대해서 반문하고 싶어질 때도 올 겁니다. 그럼 그 코드를 작성자님이 나중에 더 질 좋은 코드로 리팩토링할 수도 있을 거구요. 이 모든 과정은 후에 작성자님이 원하던 서비스 개발에 투입되었을 때 절대 헛된 시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딩을 정말 원하신다면 퇴근 후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는 것은 어떠실까요? 어쨌거나 회의감에 휩싸이지 마시고 결국 좋은 개발자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아시는 분 중에서 못하고 계신 분은 아직 못 봤습니다. 분명 잘하고 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