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를 위한 책 - vol.39 ] ⟪직업으로서의 대필작가⟫

📌 이럴 때 추천해요 : "얄팍한 선입견을 훌훌 털어내고 싶을 때"


01 . 오늘은 이번 주말을 틈타 후루루룩 읽어버린 가벼운(그러나 결코 가볍지 만은 않은) 책 한 권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바로 ⟪직업으로서의 대필작가⟫라는 작품입니다.

평소에도 직업 에세이를 참 좋아하는 편이라 서점에서 '직업 에세이'코너가 따로 좀 분리되어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는데, '대필작가'라는 워딩을 보니 뭔가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그건 바로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얄팍한 선입견에서 비롯된 오해 때문이었죠.


02 . 사실 저는 '대필작가'라는 직업에 어느 정도 반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글을 쓰려면 본인이 써야 하고, 아니면 아예 인터뷰집으로 출간해야지 사람들 오해하기 딱 좋게 누군가에게 대신 써달라고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거였거든요.

그리고 저도 몇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조금씩 제 글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기다 보니 이런 오해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03 . 하지만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가 봐요. ⟪직업으로서의 대필작가⟫라는 책을 알게 되고 나름의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은 채 한번 읽어보자고 마음먹은 순간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직업 세계가 아주 생생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세계는 뭔가 치부를 가리고 좋은 것들로만 포장하려는 어설픈 노력이 아니라, 큰 부분부터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대필작가라는 직업이 가진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세계여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04 . 이 책은 성공한 대필작가로 평가받는 저자가 직접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 역시 과거 대필작가라는 직업을 미워했던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 일을 애정 하게 되었고, 심지어 생계를 유지하는데도 훌륭한 직업이라는 주장을 아끼지 않고 있죠.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쓰고 싶은 꿈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대필작가가 또 하나의 기회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05 . 저는 '모두가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시대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자기 얘기를 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대필작가가 존재한다'는 말이 새삼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런 본질적인 질문들도 모두 외면한 채 '글은 무조건 본인이 써야 해'라는 아집만 부리고 있었는지 모르죠.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과 자기 이야기를 글로 풀어낸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니까 말이죠. 그러니 누군가 '당신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고 싶어요'라고 하는 사람에게 '노래는 무조건 본인이 작곡해야지'와 같은 잣대를 대고 있었던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06 . 간혹 이런 책을 만나면 누군가 내 얄팍한 생각을 엿보고 있다가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셈 치고 툭하고 눈앞에 던져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그 기회를 잡을지 말지 역시 본인의 자유이고 판단이지만 저는 한 번쯤 그 책을 집어 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에요. 이 기회가 아니면 '대필작가'에 대한 세계를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모르고, 이 기회가 아니면 제 구석진 마음 한켠에 있던 선입견을 언제 지우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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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9일 오후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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