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방정식

지난 주말, 끈이론의 대가인 미치오 카쿠 교수가 쓴 책 <단 하나의 방정식> (원제: The God Equation)을 주문해 받았습니다. 한쪽 구석에 두었다가 오늘에서야 다 읽었네요. 교양 물리학을 흥미롭게 공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으며 3~4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그동안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저자의 다양한 활동 덕분인지 그의 전문성과 함께 친절함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네 가지 힘, 즉 강력, 약력, 전자기력, 그리고 중력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대 물리학의 대표 주자인 양자역학은 이 중 중력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통 물리학계에서는 아직까지 이 네 가지 힘을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죠. 아인슈타인도 이것에 남은 인생을 바쳤지만 끝내 이루어내질 못했습니다. 책의 초반부는 이 네 가지 힘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발견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후반부에서는 중력이 끈이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되며, 나아가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하나의 방정식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 이유는 현재 끈이론이 10차원 혹은 11차원(M이론)의 개념으로 확장되며, 그 작동 원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수학적으로 모든 힘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대칭을 이루며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2021년 말 발간된 이 책을 통해 끈이론이 현재 어느 정도 진전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한 미래를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얼마나 부질없고 작은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특히 책 중반부에 나오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서, 관측자에 의해 관측되는 순간 상태가 결정된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우주적 관점에서 우린 티끌처럼 보잘것없는 존재일지라도, 의식을 가진 관측자로서 각자의 고유한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잠시나마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는, 저에게는 마치 휴양지 같은 힐링 서적처럼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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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1일 오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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