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커서 네가 될 거야. 아마도 최대한의 너일 거야》

글쓰기 교사로도 일하는 이슬아 작가의 표현입니다. 벌써 2월 중순입니다. 새해 세운 계획대로 되는 것도 있고, 어떤 건 벌써부터 다짐이 희미해졌습니다. 모든 것을 뚝딱뚝딱 완성하는 재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재능과 상황을 탓하기에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아직 2월입니다. 충분히 최대한의 내가 될 수 있습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어쩌다보니 글쓰기 교사로 일한 지 6년째다. 학생 때 글쓰기 수업을 너무 열심히 들은 나머지 결국 글쓰기 교사가 되어버린 경우다. 십대들의 과제를 검사하다보면 수북이 쌓인 원고지들 사이에서 유독 빛나는 한 장을 발견하곤 한다. 다른 것과 똑같은 모양의 원고지인데 유독 그 원고지만 눈에 띈다. 나는 그것이 재능임을 느낀다. 어떤 아이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놀랍도록 탁월한 문장을 쓴다. 그가 제출한 원고지에서는 휘황찬란한 빛이 나는 것만 같다. 재능의 광채다.


그런 글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웬만하면 재능이라는 말을 빼고 피드백을 적는다. 그저 너의 글을 읽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쓴다. 로맹 가리의 엄마는 어린 로맹 가리의 문학적 재능을 발견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너는 커서 톨스토이가 될 거야! 빅토르 위고가 될 거야!” 글쓰기 수업에서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커서 네가 될 거야. 아마도 최대한의 너일 거야.” 로맹 가리도 결국 로맹 가리가 되었다. 반복적인 글쓰기와 함께 완성된 최고의 그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그저 다음 주의 글감을 알려주며 수업을 마친다. 얼마나 평범하거나 비범하든 결국 계속 쓰는 아이만이 작가가 될 테니까."


https://www.khan.co.kr/article/202006160300115

[직설]재능과 반복

경향신문

[직설]재능과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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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6일 오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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