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커리어 코칭을 하다보면 시니어 레벨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토픽은 상사와의 사이에 관한 것이다. 이미 몇 번 “Manage Up”이란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에 여기에 어떤 정답이 있지는 않지만 최근 이야기했던 케이스는 이런 거였다. 현재 매니저와 5년 정도 일을 같이 했고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재미있게 일을 했는데 지난 1년 사이에 관계가 점점더 망가지고 있고 대화가 헛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아래는 나와 이 분과의 대화를 간략하게 재구성해본 것이다.

나: (상황을 더 이해하기 위해 먼저) 지난 1-2년 사이에 본인의 역할이나 매니저의 역할에 변화가 있었는지?
멘티: 나와 매니저 모두 1년 반 전에 승진을 했고 그러면서 책임이 그전보다 늘었다
나: 본인의 경우 어떤 형태의 책임이 늘어났는지?
멘티: 일단 팀원의 수가 2배가 되었고 그러다보니 잘 알지 못하는 분야도 맡게 되어서 부담이 컸다
나: 매니저가 본인에 바라는 역할에 있어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느끼는지?
멘티: 좀더 업무를 위임하고 팀빌딩과 새로운 매출 채널을 만들어내기를 원하고 전에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는데 요즘은 건설적인 피드백이 많다.
나: 동료들 중에 상사와 잘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멘티: (대답하는데 시간이 좀 걸림) 오픈된 형태의 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예를 들면 본인이 무엇을 해야할지 의견이 있고 그걸 바탕으로 상사의 피드백을 듣고 수정하고 그리고 일대일 미팅할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라 보여진다.
나: 비교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동료들과 본인의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멘티: (역시 대답하는데 시간이 걸림) 내 의견을 내기보다는 매니저가 구체적인 일을 제시하면 그걸 하려는 성향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커진 팀을 케어하며 성과를 내려다보니 큰 그림을 그리는 일보다는 때로는 팀원들의 일을 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 것 같다.
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오전부터 이야기해달라


이 뒤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요약하면 상황은 “주변의 기대가 커졌지만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본인이 편한대로 (Comfort Zone) 계속 동일하게 일을 하며 개인의 노력으로 승부하고 있었다”라고 판단한다고 이야기했다.

잘 모르는 영역을 내가 배워 단시간내에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공부해서 무슨 소리인지 큰 그림에서 이해를 할 필요는 있기에 어느 정도 공부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팀이 커질수록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을 맡아줄 인재 채용에 힘써야 한다. 그래야 위임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며 그래야 내가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쓰고 신경쓸 수 있다. 내 안에 머무르지 말고 바깥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새로운 시각을 듣고 하는 시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전술적인 관점이 아닌 전략적인 관점에서 내가 하는 일을 바라보고 상사의 관점을 이해하려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책임이 커질수록 위의 상사도 무엇을 왜 해야하는지 정도만 설명해줄 수 있지 어떻게 그걸 달성해야하는지는 모를 수 밖에 없다. 상사가 하라는 대로가 아닌 내 의견을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상사와 의사소통하고 매주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잘 지내던 상사가 갑자기 마이크로매니지하기 시작한다면 나에게 갖고 있는 기대가 어떻게 변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이렇게 행동해서 잘 해왔으니 앞으로도 동일하게 일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함이 아닌 성장을 멈춘다. 매순간 성장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내 행동과 주변의 나에 대한 기대간의 갭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 그래야 내 comfort zone으로 나갈지 말지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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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6일 오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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