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두려움은 왜 신뢰와 협력을 방해하는 것일까?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며 <대화지능>의 저자인 주디스 E 글레이저 Creating We Institute 회장은 우리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fMRI로 뇌를 스캔하면, 신뢰는 주로 전전두엽피질이, 불신은 주로 편도체가 관장한다. 편도체는 진화과정에서 아주 오래전에 형성된 원시 뇌에 속한다. 반면 전전두엽피질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졌다.


인간이 두려움, 불안, 위협을 느끼면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그러면 신뢰를 관장하는 전전두엽피질이 닫혀 버린다. 그래서 상대방을 믿지 못하게 된다.


많은 직원들이 리더와 대화할 때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두뇌 속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전전두엽피질은 닫힌다. 결국 리더가 바라는 대로 행동하지 않게 된다.


이런 직원들 앞에서 리더는 말하기(tell)-또 말하기(sell)-고함치기(yell) 신드롬에 빠지게 된다. 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또 말하지만, 효과가 없자 고함을 지르게 된다는 뜻이다.


1️⃣인간의 뇌는 타인을 만나면 그가 적인지 친구인지부터 판단하나?

🔸우리 뇌는 상대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아니면 믿지 못할 사람인지부터 판단한다. 먼저 원시 뇌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신호를 감지한다. 그리고 그 신호를 뇌의 다른 부분에 전달한다. 0.07초면 상대가 적인지, 친구인지 판단할 수 있다. 자동적,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된다.


2️⃣못 믿을 사람이라고 판단하면 편도체가 활성화되나?

🔸그렇다. 적이냐, 친구냐는 판단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빠르다. 못 믿을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편도체를 비롯한 뇌에서 두려움을 관장하는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 달아나거나 싸우거나 죽은 척하라고 몸에 지시한다. 자신을 지키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3️⃣그 순간 전전두엽피질 등 뇌의 신뢰 네트워크가 활성화될 순 없나?

🔸편도체와 전전두엽피질은 노예와 주인의 관계다. 한쪽이 주인이 되면 다른 쪽은 노예가 된다.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면 편도체가 우리 뇌의 주인이 된다. 뇌의 다른 영역은 그에 복종하게 된다. 반대로 뇌의 신뢰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원시 뇌가 그에 복종한다. 인간의 뇌는 오랫동안 그렇게 진화해 왔다.


4️⃣대화에 레벨 1, 레벨 2, 레벨 3가 있나?

🔸레벨 1은 정보와 데이터를 교환하는 수준의 대화다(보스가 직원에게 ‘보고서 지시대로 만들었니?’ 묻는 질문은 레벨 1이다).


이런 대화는 자기중심적이다. 내가 아는 것, 옳다고 믿는 것을 확인하려는 욕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욕구가 충족되면 편안함을 느낀다 (예; 보스가 자신이 믿는 바를 부하에게 말하고, 부하가 이를 이행하면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상대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내가 왜 옳은지를 설명해 상대방을 설득하려 든다. 리더가 부하를 설득하는 대화는 레벨 2다.


레벨 3는 상대방과 함께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자 하는 대화다. 상대를 신뢰하고 상대의 의견에 열려 있다. 상대를 설복해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다. 파트너로서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5️⃣자세히 설명해달라.

🔸자크 나세르는 2000년 포드의 CEO가 됐다. 그는 톱다운 방식의 계층제 조직을 바꾸고 싶어했다. 처음에는 좋았다. 전국을 돌며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직원과 대화했다. 모든 직원들에게 조직 변화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나세르가 바라는 만큼 행동하지 않았다. 그는 실망했다. 이윽고 그는 이른바 말하기(tell)-또 말하기(sell)-고함치기(yell) 신드롬에 빠졌다. 결국 CEO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런 신드롬은 레벨1에서 흔히 나타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말하는 건 레벨1 대화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기 말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리더들은 고함을 친다. 이러면 직원은 두려움을 느낀다. 두뇌 속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신뢰 네트워크는 닫힌다.


6️⃣레벨2 대화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자신의 옮음에 중독되는 신드롬이다. 우리 뇌는 옮음에 중독되기 쉽다. 자신이 옳다는 게 입증되면 몸에서 도파민이 나오고 쾌감을 느낀다. 문제는 도파민은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 뇌는 마치 중독된 것처럼 자신의 옮음을 계속 갈망하게 된다. 이 신드롬에 빠지면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옮음을 관철시켜 승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상대를 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두뇌 속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7️⃣뇌에서 두려움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막는 최고의 항생제는?

🔸누군가 나를 믿고 공감하며 지원한다고 생각해보라. 이것은 그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신호다. 이 신호를 받으면 우리 몸에 옥시토신(oxytocin) 호르몬이 분비된다. 호르몬 작용으로 우리는 연대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기분이 들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안전함을 느낀다.


8️⃣레벨3 대화만이 직원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나?

🔸그렇다. 대화 중에 에너지가 어떻게 창조되고 사라지는지를 40년간 연구했다. 레벨 1-2의 대화는 에너지를 소모한다. 내 의견을 입증하고 지키려면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레벨3 대화는 다르다. 대화 상대 양쪽 모두에게 힘을 부여한다. 에너지를 창조하고 서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9️⃣성과가 낮은 직원에게도 신뢰, 공감, 지원을 보내야 하나?

🔸직원 성과가 리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갭(gap)은 언제나 있다. 이때 리더에게는 용기(candor)와 돌봄(caring)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그 같은 갭을 내버려두거나 없는 척하는 것은 용기 없는 행위다. 우리 모두를 기만하는 것이다. 보스와 직원 간의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


동시에 리더는 직원을 돌봐야 한다. 리더가 자신을 돌보고 있다는 것을 직원이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직원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효과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앞서 리더는 성과가 낮은 직원에 대한 자신의 좌절감을 다스리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매경 MBA] 직원에 문제있다고?…리더의 대화지능 높여라 - 매일경제

매일경제

[매경 MBA] 직원에 문제있다고?…리더의 대화지능 높여라 - 매일경제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3월 18일 오전 11:1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