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 아니 이전 회사를 모두 통틀어서 사무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고용 형태를 직접 묻지 않고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정규직인지, 인턴인지, 계약 기간이 정해진 직원인지 표면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사실 구분을 해야 할 까닭도 없습니다. 어차피 하는 일의 종류도 거의 비슷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력서에서 고용 형태를 분류하여 작성할 필요는 있습니다. 입사 지원하는 회사에서 궁금해합니다. 이전 경험이 정규직 풀타임으로 근무한 것인지, 계약 관계로 기간이 정함이 있는 근무인지 궁금해합니다. 아마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무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일의 경중을 따졌을 때, 누구에게 더 묵직한 임무를 부여할 것인가 고용 형태로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지 추측해 봅니다.
그런데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 꼭 정규직 구성원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훌륭한 비정규직 구성원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고용 형태가 반드시 인재를 구분하는 분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 형태는 회사가 제시하는 기준이고,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배경에서 기간이 정함이 있는 고용 형태로 채용을 원하는 기업과 마찬가지 그런 고용 형태를 인지하고 선택하려는 개인이 서로 요구가 맞아서 이루지는 근로인 것입니다.
기업이 고용 기간을 정하고 채용하는 포지션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전에 시도해 보지 않은 일을 처음으로 도전해 보려고 하는 경우,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로 업무를 통한 장기적인 비전을 보기 어려운 역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기존 구성원을 돕는 역할 등이 대표적인 비정규직으로 고용을 하는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기간이 정함이 있는 고용 형태를 선택하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학 중에 사회 경험을 얻고 싶은 경우,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하는 것보다 정해진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가볍게 근무하고 싶은 경우 등이 개인이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대표적인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기업과 개인의 요구가 서로 맞으면 다양한 고용 형태로 근로 계약이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정규직이 더 좋고, 비정규직은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에 차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이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한 처우를 구성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근무하고 있는 누구나 같은 환경에서 같은 복지를 누리며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물론 여전히 개인은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기간이 정함이 없는 고용 형태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기업이 정규직을 해고하기 어렵습니다. 근로자에게 유리한 법체계로 정규직으로 근무할 때 더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맞긴 합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요인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문을 닫는 사례가 많아지며 고용 형태가 개인에게 안정을 준다는 인식도 변화했습니다.
이제는 기업과 개인 모두 고용 형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선택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전보다 더 다양한 고용 형태를 만들고 실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특정 프로젝트에만 참여하는 고용 형태나 더 짧은 시간 근무하며 느슨한 고용 관계를 맺거나 기여하는 만큼 보수를 가져가는 형태 등 상상해 보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근로 조건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개인 입장에서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다양한 고용 형태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기술은 발달하고 있어서 사람 한 명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다양한 고용 형태를 만들어 지금부터 실험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고용 형태가 기업과 개인에게 큰 의미가 사라져 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사고해 본다면, 현재 기업과 개인이 겪고 있는 채용과 취업의 문제와 어려움을 새로운 고용 형태로 해소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고용 형태를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곧 회사의 채용 브랜드를 보여주는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고민에 동참할 많은 기업이 생겨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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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2일 오후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