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미래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에 모든 경영자가 공감한다. 그런데 정작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더더욱 사람이 중요하다. 인공지능(AI)이 많을 부분을 해낼거라고 하지만 일은 결국 구성원, 즉 사람의 생각이 들어갈 때 차별화된 가치가 창출된다. 고객을 만족시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구성원과 누가 와도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했을 때 ‘그 때 회사의 여건이 좋았기에 그런 실적을 냈구나’하고 깨달을 정도가 돼야 한다. 반대로 직원들이 새로 합류했을 때는 ‘확실히 일하기 좋은 회사구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최고의 일하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사람을 선택하지만, 사람도 기업을 선택한다. 조직은 직원들이 대등한 동반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회사와 구성원은 서로 경쟁관계”라는 말도 있다. 회사가 구성원이 바라는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하면, 구성원은 조직을 떠나거나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사람을 선발할 때 첫째, 회사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둘째, 한 방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 셋째,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직원을 뽑을 때 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경영을 할 생각이다’라고 명확히 밝힌다고 한다.


회사에 대한 정확한 비전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원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더라도 추구하는 방향이 회사와 다르거나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낭비나 에너지 손실이 생기기 마련이다. 직원도, 회사도 모두 불행해진다.


유기적 성장이든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든 기업이 급성장하면 기업은 인재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경영 환경이 급변하여 새로운 역량이 필요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보면 구성원을 키우는 육성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니클로의 빠른 성장은 역량이 뛰어난 젊은 인재를 뽑아 육성하고 성과 중심의 평가로 동기를 부여했기에 가능했다. 직원을 경영자로 육성한다는 회사의 방침 하에 점장 후보자를 선발, 점포 운영 업무를 가르친 뒤 현장에 투입한다.


더불어 ‘10년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직원의 커리어 목표 실현을 지원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한다. 또 ‘퓨처 글로벌 리더 50인 프로그램’과 ‘미라이(MIRAI, 미래)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퓨처 글로벌 리더로 선발된 인재의 3분의 1이 여성이며, 미래 프로젝트는 70%가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적의 사람을 선발한다는 점이다. 다양성을 실천하고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구호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미리 준비하고 실천한 결과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다.


동시에 스스로 자기계발을 하면서 동기부여를 하되 주변과 협력해서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일을 선택했으면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하고 열정을 쏟아야 한다.


과거의 성적과 실적은 앞으로의 능력과 재능을 증명하거나 안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자만하지 않고, 또한 과거 실패를 교훈으로 열정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목표를 세우고 실행 여부를 확인하면서 계속 수정해야 한다.


2013년 뉴욕타임즈 조사에 따르면 연례 실적평가 프로세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90%를 넘는다. 연례 실적평가가 예민하기만 할 뿐 비효율적이고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매달, 혹은 분기 단위로 설정된 기대 목표 대비 현재 진척상황을 확인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역할, 책임 등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형태가 돼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직원들은 관리자의 지원 하에 스스로 필요한 역량을 보완하면서 성장한다.


네이버가 2009년 매출 1조원 달성 후, 7년만인 2016년 4조원까지 성장한 배경에는 직원들의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 회사의 노력이 있었다. 철저한 성과주의, 탈 수직구조, 업무 간소화 등으로 조직의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벤처 정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 방식과 성과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구체적인 피드백 중심의 리뷰 제도를 도입했다. 동료 평가에 ‘○○○님과 다시 함께 일한다면?’ ‘○○○님은 역할에 맞는 업무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가?’라는 형식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채택했다.


또한 성과를 내는 팀에게는 회사의 특별한 장소를 출입할 수 있게 하고, 팀 리더에게 팀원의 선발과 업무 시간과 방법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한편 퇴사 관리는 바로 회사 입장에서 실험, 실패로부터의 학습 과정이다. 대강 보고받는 정도로 넘어가거나 퇴직하는 사람들의 잘못으로 돌려서는 절대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 왔다가도 인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음을 알고 금방 떠난다.


역량있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려 한다면 그 이유를 관심있게 살펴봐야 한다. 열심히 해도 의미를 찾지 못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떠난다.


기업과 구성원은 경쟁관계란 말을 다시 떠올려보자. 자신의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서 나가는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퇴직의 솔직한 사유를 파악하고, 문제가 되는 원인은 개선하자. 그래야 어렵게 채용하고 힘들여 육성한 인재가 그 역량을 다른 경쟁사에서 발휘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짐 굿나잇 SAS 회장은 “사람을 내보낸다는 것은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우리 회사의 우선 순위는 무엇인가? 그 우선 순위를 위해서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더욱더 ‘사람이 답’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의 문화와 제도는 인재들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자율, 참여, 실험을 하기에 적합한가 살펴볼 때다.

저 친구 괜찮은데 왜 관둘까, 관심 없는 회사는 보나마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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