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저는 어린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어린이를 엄청 좋아하진 않습니다. 다만, 자녀를 갖고 많이 변했습니다. 어린이가 귀엽고, 특히 아기들이 너무 예쁘게 보입니다. 고사리 같은 손과 꼼지락거리는 발, 옹알이 소리는 아이들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치트키 같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보호와 사랑을 받고 자랍니다. 어린이는 스스로 일을 하기 어렵고, 행동에 책임을 지기 어려운 시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모든 일을 할 때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고, 위험한 요소로부터 보호가 필요합니다. 그냥 먹이고 입히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사랑으로 보살펴야 잘 자랍니다. 반대로 사랑을 주지 않으면 잘 자라지 못합니다. 잘 자란다는 정의를 두 가지로 내립니다. 첫 번째, 물리적인 신체 건강입니다. 정성스럽게 보살펴야 아프지 않고 잘 자랍니다. 두 번째, 정서적인 마음의 건강입니다. 사랑으로 양육하지 않으면 마음에 병이 생깁니다. 마음의 병을 갖고 자라면 건강하지 못한 자아를 갖게 됩니다.


우리는 내 자녀뿐만 아니라 이웃의 자녀와 나아가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잘 자라도록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렇게 어린 시절에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다음 세대에게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우리가 받은 관심과 사랑은 대가 없이 받은 것으로 우리도 마땅히 다음 세대에게 값없이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반드시 자녀를 갖고 양육해야 하는 일이 의무는 아닙니다. 그러나 자녀를 갖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본인 인생을 책임지기도 빠듯한데 자녀까지 낳고 잘 기를 자신이 없다는 마음을 일부 공감합니다. 공감하지 못하는 일부 마음은 희생하고 싶지 않은 생각입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고 싶다는 가치를 존중하지만, 편리하게 사는 인생에서 놓칠 수 있는 소중한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마치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희생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녀로 인해 느끼는 기쁨과 감사, 유익이 훨씬 많습니다. 물론 자녀를 양육하며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배우고 느끼며 깨닫는 것이 놓치는 것보다 훨씬 많고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온전히 ‘나’를 위해 여가를 즐기는 삶이 자신을 풍성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순간 몸은 편안하고 재미는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진짜로 삶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그건 ‘나’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냥 시간을 편리하게 보내는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을 가보면 깨닫게 됩니다. 헌신하려고 왔는데, 보람을 느끼는 순간에 내가 더 받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봉사를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과 고마워하며 사랑스럽게 ‘나’를 바라봐 주는 눈을 보면 마음에 진짜 즐거움이 찾아옵니다. 그 즐거움은 오락이 주는 즐거움에 비할 것이 못됩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시간을 사용하여 아이들과 놀아준다고 하지만, 어느새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그냥 나도 놀고 있구나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나보다 더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이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절대 다른 곳에서 대신 느낄 수 없는 감정입니다.


어린이는 감정에 솔직합니다. 잘 웃고 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좋은 것과 싫은 것이 명확합니다. 그런 표현 방식을 보며 굳어있던 감정이 살아서 움직입니다. 나도 좋은 것과 싫은 것을 같이 표현하고, 더 많이 웃고 아파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같이 슬퍼합니다. 아이들에게서 감정 표현을 배우고, 공감하는 방법을 깨닫게 됩니다.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염려와 걱정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아이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기쁜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정직한 소통을 할 때 나눌 수 있는 교감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통해 늘 배웁니다. 그들의 해맑음, 순수함, 자유로움을 닮고 싶습니다. 저도 아이들처럼 늘 오늘을 감사하고 내일을 기대하며 살고 싶습니다. 어린아이들처럼 밝고 깨끗한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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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7일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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