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좋은 성과는 리더십보다 팀워크에서 나온다
한국경제
완벽한 직장인 모델을 생각해보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동시에 열정이 넘치고 인간관계도 좋은 사람일 것이다. 조직 구성원에게 동기 부여도 잘하고 전문 지식도 깊은데 때로는 정치적인 수완도 발휘하는 사람 정도면 완벽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사람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직장에서 수많은 팀을 만든다. 그런데 어떤 팀은 성공하고 어떤 팀은 실패한다. 구성원 간 호흡이 척척 맞는 팀도 있는 반면 서로 긴장과 오해가 끊이지 않는 팀도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팀이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팀이나 조직을 만드는 기본 목적 중 하나는 구성원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의 성과가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합한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팀워크를 높여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드는 방법은 뭘까?
박원우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팀워크는 회식과 단합대회로만 다져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팀워크 개념을 인간적인 유대감 측면의 ‘집단 응집성’과 업무 활성화 측면의 ‘팀 활성화’로 구분했다. 팀워크를 통한 팀 성과 증진을 위해선 집단 응집성과 팀 활성화가 반드시 공존해야 한다는 얘기다.
회식을 하면 팀워크가 좋아질까? 실제로 회식은 팀워크 증진에 도움이 된다. 팀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회식으로 다져지는 ‘한번 해보자!’, ‘우리는 하나다!’라는 팀워크는 인간적인 유대이다. 물론 그것도 바람직한 효과니까 회식은 계속 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팀워크의 개념을 업무 활성화 측면에서도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팀워크의 증진이 아니라 팀워크를 통한 조직의 성과이다. 성과 달성이 주 목적이라면, 구성원 간 인간적 친밀감이나 화기애애한 근무 분위기뿐 아니라 구성원이 수행하는 업무 자체가 활성화돼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 활성화 측면을 경시한 채 유대감만 강조하다 보면, 구성원들이 모두 비슷한 생각만 하는 집단사고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박 교수는 팀원의 역할을 ‘기능적 역할’과 ‘팀 역할’로 구분했다. 기능적 역할은 직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부여받은 역할로 성과와 직접 연결되는 역할이다. 팀 역할은 직무와 관련없이 비공식적으로 구성원이 발휘하는 역할로 팀워크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말한다. 직무와 관련이 없고 상사가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비공식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팀워크가 활성화된다.
영국의 팀워크에 관한 연구 한 가지를 소개하겠다. 한국과 영국은 팀과 관련해 2가지 비슷한 부분이 있다. (1) 10여년이라는 상당히 짧은 시간에 사회 여러 분야에서 팀 제도를 급속하게 도입했다. (2) 팀 제도를 도입한 지 10여년 정도 후에 평가해보니 성과가 좋았다는 의견보다 기대보다 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영국이 다른 점도 있다. 한국은 기업을 중심으로 팀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물산이 1983년 팀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이후 1990년대까지 급속하게 확산됐다. 영국은 2차대전 이후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정부 조직을 중심으로 팀 제도가 뿌리내렸다.
1960년대 중반 영국 정부는 팀 제도 도입의 성과가 신통치 않다는 각계 반응에 대응해 팀 제도에 관한 대규모 연구에 들어갔다. 메러디스 벨빈 케임임브리지대 교수의 책임 하에 케임브리지대와 런던정경대 소속 교수 100여명이 10년짜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성과가 좋은 팀들을 한 그룹으로 묶고, 좋지 않은 팀들을 다른 그룹으로 묶었다. 그리고 두 그룹이 어떻게 다른지 조사했다. 2년 연구 끝에 나온 성과가 좋은 팀의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팀 리더의 리더십,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 수준, 구성원 간 소통, 모두 아니었다. 결론은 하나, 팀워크였다. 팀워크가 좋고 나쁨에 따라 팀 성과에 차이가 났다.
팀워크가 좋은 팀은 구성원이 기능적 역할과 팀 역할을 모두 잘 하더란 결론이다. 직무 관련 부여된 역할뿐 아니라 공식적으로 주어지지 않은, 단지 팀워크를 높이기 위한 역할까지 잘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팀원들의 만남 자체가 즐거워지도록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고, 또 다른 사람은 꼼꼼하게 따지면서 ‘내부 비판자’ 역할을 했다.
벨빈 연구팀은 비공식적인 팀 역할을 총 9가지(창조자, 자원탐색가, 지휘•조절자, 추진자, 냉철판단자, 분위기조성자, 실행자, 완결자, 전문가)로 봤다. 예를 들어, 창조자는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해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한다. 전통이나 관례에 잘 얽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작은 일을 무시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도 있다.
냉철판단자는 냉정하고 전략적이어서 팀에서 나오는 모든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정확히 판단하지만, 추진력이나 동료에게 동기를 불어넣는 역할에는 약하다. 지휘•조절자는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훌륭한 지도자로서 목표를 명확히 하고 구성원에게 임무 위임도 잘 하지만, 구성원을 이용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고 개인적인 일까지 떠맡기는 경우도 있다.
9가지 팀 역할이 한 팀 내에 모두 존재하는 것을 ‘팀 역할 균형’이라고 한다. 팀 역할 균형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팀워크가 높아져 결과적으로 팀 성과가 높아진다. 실제 팀 역할 균형이 일어나는 비율은 10% 가량이다. 현실적으로 90%는 구성원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팀이 구성원들이 가진 역량의 합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9가지 역할의 유형을 팀 내에 골고루 갖춰야 한다.
쓴소리하는 역할은 다들 맡기 싫어하고, 또 비판만 늘어놓는 사람은 미움받기도 쉽다. 그러나 팀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려면 적어도 일에 관해서만은 이런 사람을 따돌리지 말고 건설적인 비판을 계속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인간적으로 맞지 않는 팀원이라 해도 나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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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8일 오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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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 더 보기여전히 나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사회생활할 때 가장 큰 변곡점이 오는 나이는 40세다. 물론 20대말과 30대 중반, 40대 중반, 50대에도 중간중간 크고 작은 변곡점이 있기는 하지만, 다시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이후 방향을 고착화시킨다는 의미에서, 혹은 현재 커리어패스가 중심이 아니라 이후 인생 2막이나 3막을 자발적이던 강제적이던 가야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에서, 사회생활 시작과 함께 만들어온 커리어패스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준에서 볼 때, 40세는 상징적이다.
60세면 당연히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들으면서 70세 전후에 죽는게 당연했던 불과 20여년 전까지만해도 예전의 40세는 일하고 있는 산업과 분야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베테랑으로 이제 그동안 쌓아온 역량과 네트워킹으로 퇴직할 때까지
... 더 보기최근에 친구가 추천해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던 중 고액 연봉을 받는 엔지니어들의 특징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
... 더 보기어제 출시된 따끈따끈한 ChatGPT Codex를 실제 프로젝트 레포에 써 보았습니다.
테스트가 있으면 스스로 테스트도 실행하고, 만든거 스스로 실행해보면서 버그도 수정하고 하는게 기특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