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제정신이 아니다. 멀쩡한 남의 나라를 침공해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불사하는 양심없는 대통령, 천적을 제거하며 장기 집권하는 염치없는 대통령, 자국의 이익만 강요하는 품위없는 대통령, 국민을 버리고 비자금을 챙겨 야반도주한 대통령, 야밤에 무력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신나간 대통령.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준비가 덜된 함량 미달의 정신나간 리더라는 점이다. 잘못된 소신에 위험한 강한 신념을 더했다는 점에서 무척 위험하다. 아울러 출현배경이 화려할지는 몰라도, 자신이 지켜야 할 국민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파렴치한 존재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통령으로 선택될 때는 모두의 환영을 받지는 못해도 어느정도 자격을 갖춘 인물이 아니었을까? 그렇다. 시간이 흘러 나쁜 본성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멀쩡했던 사람이 어떤 계기로 변질돼 나쁜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누구나 나빠질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책에도 누구나 상황에 따라 나빠질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을 지적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준비가 안된 리더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리더십의 다른 표현은 영향력이다. 그만큼 리더의 행동은 곧 영향력이다. 대통령의 영향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역사적 경험과 교훈을 통해 모두가 안다. 지켜달라고 낸 세금으로 총알을 구입해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불행한 사례는 여러 나라에서 종종 관찰된다.


준비가 안된 리더가 위험한 이유가 또 있다. 바로 ‘도덕면허(moral license)’ 때문이다. 도덕면허란 또 다른 표현으로 ‘내로남불’이다. 멀쩡했던 리더가 높은 자리에 오르면 자기와 측근들을 예외로 두고 부도덕한 행위를 거침없이 자행하는 것을 지적하는 개념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들만의 세상을 꿈꾸고 카르텔을 만들며 권력을 독점한다. 그러나 부도덕한 권력은 불행의 씨앗을 이미 품고 있다. 권력이 존재하는 동안은 카르텔이 존재하지만, 본질이 들통나 국민들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거나 권력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오면 살겠다고 서로를 배신하게 된다. 권력을 갖는 법은 배웠어도 사용하고 유지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어설픈 권력의 속성 때문이다.


그렇다면 준비된 리더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바로 기본에 충실(back to the basic)하는 것이다. 리더십의 기본은 1️⃣첫째, 리더는 일을 올바르게(to do rightly)하는 사람이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사람(to do right thing)이라는 것이다. 리더는 자신이 왜 그 자리에 있으며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옳은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모든 일의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2️⃣둘째, 리더는 합리적 권력으로 자발적 추종을 이끄는 사람이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권력발휘에는 타당한 명분과 설득 그리고 자발적 추종이 전제되어야 한다. 수용이 안되는 것은 납득이 안되었기 때문이고 납득이 안된 이유는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는 정직한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


3️⃣셋째, 리더는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추종자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는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빌려온 것이다. 따라서 이자를 두둑이 얹어서 갚아야 할 부채와 같다. 즉 행복의 희망으로 되갚아야 한다. 만약 권력을 사유하거나 남발하면 불행은 시작되고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결국 아무나 리더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 리더에 대한 검증이 미래를 보장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사람에 대한 공감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용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세가지 조건은 합이 아니라 곱의 관계다. 하나라도 제로가 되면 모두 소용없는 일이 된다.


지금의 불량 리더들의 공통점은 능력만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가슴에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 없다. 여기에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용기도 없다면 야반도주를 하거나 그 비참한 결말은 강하게 예측된다. 따라서 모두에게 필요한 리더는 준비된 리더여야 하고, 준비된 리더를 만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사람보는 눈, 검증하는 눈, 저항의 눈, 응원의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눈은 준비된 리더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2차 리더들을 선택하는 지혜의 눈을 포함한다. 준비된 리더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준비 안된 리더로 인한 후유증이 준비된 리더를 준비하는 투자비용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오래전 읽었던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오른다. 과연 우리에게 고도는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리더가 아닐까 생각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된 리더를 기다려본다.

(금요아침) 준비된 리더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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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4일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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