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나답게 산다고 느끼나요?"

“무엇을 할 때 나답다라고 생각이 되나요?”

”나답게 않게 살고 있다는 생각은 언제 하나요?“

강연장에서 만난 청중에게 그리고 개인상담으로 만나는 내담자들에게 필자가 매번 던지는 질문들입니다.


대부분 나답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입니다. 행복이란 개념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답지 않다고 느끼는 공통된 상황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있을 때, 계획한대로 일이나 관계가 진행되지 않을 때,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등입니다.


행복함을 추구하는 삶이란 결국엔 행복을 좇느라 행복하지 않은 결과만 남기게 됩니다. 최근 긍정심리학에서 행복한 삶보다 의미있는 삶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행복을 기준으로 나다움을 바라보면 평생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에서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에 대해 알아봅시다. ‘나다운 삶이란 OO 모습이다.’라고 규정한다면, OO 모습이 아닐 때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OO 모습이 된 시점으로부터 어느 시점까지 나다운 모습이 유지되는 것일까요?


이처럼 한가지 모습으로 규정된 나다움은 타인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 내가 나 자신으로서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보다는, 타인이 나를 바라볼 때 ‘보여지고’ 싶은 이미지가 되는 것이죠. 그러면 타인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내가 규정한 모습이 아닐 경우 만족스럽지 않게 여기고, 결국 이런 삶은 나답지 않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나다움은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 이전의 알아차림, 즉 느낌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 느낌이란 내면의 본질로부터 나오는 것으로써, 본질의 다른 말은 참자아, 본성, 신성이라 불리는 영역입니다. 본질에서 벗어난 상태 또는 본질과의 접속이 떨어진 상태를 에고(자아)라고 부릅니다.


자아나 에고의 상태는 항상 무언가를 원하고, 무언가를 필요로 합니다. 채우고 채워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본질, 참자아, 신성이라 불리는 영역은 이미 충분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는 완전한 상태입니다.


독일 출신의 에크하르트 톨레는 달라이라마,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교사입니다. 그는 베스트셀러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서 “당신은 오직 자신이 소유한 것 만을 잃을 수 있을 뿐이며, 당신 자신인 것을 잃을 수는 없다.”라고 말합니다.


나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규정된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존재의 개념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나다움이 곧 나 자신’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보다 어떤 모습이든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서 나다움이란 내면의 본질과의 연결을 통해 발현됩니다. 그럼 내면의 본질과의 연결 상태는 어떻게 알 수 있으며,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알아차림과 깨어 있음이 핵심적인 방법입니다.


톨레는 “에고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에고를 알아차리는 것뿐이다. 알아차림과 에고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에고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마음, 불평이나 불만을 늘어놓는 반응, 그리고 중요한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욕구 등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행동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알아차림입니다.


깨어 있는 행동의 3가지 방식은 1️⃣받아들임, 2️⃣즐거움, 3️⃣열정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의 어느 상태에도 있지 않다면, 당신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라고 합니다. 톨레가 제안하는 깨어 있는 행동의 3가지 방식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받아들임

즐겁게 할 수 없는 일일지라도, 최소한 그것이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그 일을 받아들인다는 마음입니다. 필자는 최근 받아들임을 제대로 경험했습니다. 아내도 일을 하는 맞벌이 부부다 보니 집안일과 육아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초반엔 정말 힘들었습니다. 여러 감정이 올라오고 불편한 마음으로 그 일을 대하는 모습에 스스로 실망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평화롭게 일을 하고 있으며, 즐거운 순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길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톨레는 말합니다.


2️⃣즐거움

다가오는 상황에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겁게 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나 미래 대신 현재의 순간에 몰입한다면, 그 즐거움은 극대화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나는 이것 또는 저것을 하는 것을 즐거워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톨레는 강조합니다. ‘즐거움은 당신이 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강한 살아있음의 느낌이라고.’ 이런 강한 살아있음은 진정한 몰입의 증거이며, 나다움의 꽃이 활짝 핀 상태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나다움이 곧 자기 자신이고, 내면의 본질과의 연결로 인해 발현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3️⃣열정

열정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깊은 즐거움을 느낌과 동시에 목표와 비전의 요소가 더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에 목표가 더해지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지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조차도 해낼 수 있다는 배짱이 생깁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 “열정 없이는 어떤 위대한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해내고 싶다’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진다면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보여 주기 위한 삶이 아닙니다. 나를 온전히 드러내는 삶입니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나의 느낌대로 행동하는 삶입니다. 내면의 본질과 연결되어 어느 누구와 비교될 수 없는 고유한 삶으로서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특별하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발현됩니다. 이를 위해서 항상 깨어 있고 알아차리는 힘이 필요합니다.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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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9일 오후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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