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는 한 가지 책을 서문부터 편집자의 말까지 쉼 없이 읽는 대신, 여러 책을 펴고 닫기를 반복하는 편입니다.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멀티태스킹 대신 크로스태스킹을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2023년부터 트레바리에서 <리서치 하는데요> 북클럽을 이어가면서, 계정을 만들고 손을 놓았던 인스타그램에 관심 있게 읽은 책의 문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위해 기록하고, 기록하기 위해 다시 읽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일인 것 같습니다.
<리서치 하는데요> 다음 모임에서 읽을 책은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입니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선배가 첫 직장에서 선물해 준 덕분에 읽게 되었는데, 그때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외부 미팅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택시는 강변북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강을 좌우에 두고 자리 잡은 대단지 아파트들을 보며, 건축물이 만든 스카이라인과 도시 경관이 너무 비슷하다며 아쉬운 마음을 이야기했죠. 선배는 서울에 가득한 아파트가 가진 건축적 의미를 이야기하며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과 한국의 전세 구조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다음 날 제 책상에는 이 책이 놓여 있었죠. 그때의 감사한 마음이 아직도 한편에 단단히 남아 있습니다. 좋은 책은 결국 좋은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기록한 몇 장의 이미지를 덧붙입니다. 창의성은 편안함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나온다는데, 연휴에 책과 여행,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의 대화를 이어가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edbusba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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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5일 오전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