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코딩 에이전트만 쥐어 준다고 개발 생산성이 올라갈까요? 🤔

얼마 전, 한국의 한 개발자분께서 멘토링을 신청하셔서 푸념을 털어놓으셨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혼자서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까지 도맡고 계셨습니다. 회의 끌려 다니느라 개발할 시간이 부족하여 결국 인력 충원을 요청하셨답니다.

대표님은 "곧 사람 뽑겠다"는 약속을 하셨고, 그 말 하나 믿고 매일 야근과 주말 근무를 버티셨대요. 그런데 몇 달 후,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개발자 대신 클로드 코드 구독해줄게요."

그리고 덧붙이셨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가 코드의 절반을 작성한다던데, 우리도 이제 생산성 몇 배로 올릴 수 있겠죠?"

말씀을 하시다가 화를 주체 못하시고 갑자기 쌍욕을 하시더라고요. 🤣

"아니 🐶😠🤬 내가 그럴 능력 있으면 마이크로소프트에 들어갔지, 여기서 왜 이 고생을 하겠어요?!"

아무래도 그 대표님께서는 코딩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체하는 마법의 지팡이 쯤으로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물론 AI는 이견의 여지 없이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결국 개발자가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그 도구가 진짜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요?

요즘 자주 들리는 "어떤 빅테크는 코드의 대부분을 AI로 작성한다더라"는 뉴스는 현실보다 꽤 과장된 부분이 많습니다. 실제 빅테크 종사하시는 엔지니어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테스트 코드 보강이나 레거시 마이그레이션처럼 AI가 잘할 만한 단순 작업을 대규모로 수행한 경우가 많거든요.

게다가 이런 AI 인프라와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업계에서 AI가 많이 쓰일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AI가 절반의 코드를 작성한다" 식의 발표는 기술 성과인 동시에 비즈니스 측면에서 전략적인 마케팅이기도 하죠.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드리면 곤란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AI를 잘 활용하고 있는 회사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AI 활용에 최적화된 조직 구조와 개발 프로세스를 의도적으로 연구하고 설계하고 구축해왔다는 점입니다.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결과물이 아닙니다.

회의에 치여 코딩할 시간 조차 없는 개발자에게 필요한 건 클로드 코드 구독권이 아니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 환경과 현실적인 팀 구성일 것입니다.

제가 감히 대표님들께 한 말씀드리자면,
격무에 시달리는 개발자들에게 코딩 에이전트만 툭 던져주고
갑자기 생산성이 몇 배로 오르길 기대하고 계시다면 큰 착각입니다.

AI보다 훨씬 강력한 건, 코딩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개발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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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7일 오전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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