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가 없는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한 인재가 있습니다. 소위 사수가 없는 가운데 주니어는 미래를 어떻게 헤엄쳐 나아가면 좋을까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일자리를 얻게 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입니다. 그러나 막상 현업에 합류하면 다른 고민이 찾아옵니다. 과연 여기가 나에게 맞는 곳일까? 다음 커리어 여정을 생각했을 때 이런 환경에서의 경험이 정말 도움이 될까?
개인적으로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르바이트 경험일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뛰어난 성과를 만드는 인재들을 관찰해보면, 그들은 일을 하는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상황과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냅니다.
사수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내가 사수처럼 일하면 됩니다. 잘 모르는 것이 있다면 회사 안팎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가르쳐줘야만 알 수 있다'는 수동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는 순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극적으로 확장됩니다. 이것이 바로 주도성의 핵심입니다.
요즘 AI 기술 발전으로 사람의 역할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것이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기계는 명령을 수행할 뿐입니다. 반면 사람은 맥락을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생각하며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한다면 AI 시대가 위협이 아니라 기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주어진 업무의 범위를 넘어 더 넓게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는 능력입니다. 그런 사고 능력만 제대로 갖춘다면 슈퍼 AI가 등장해도 여러분의 가치는 오히려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일을 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시니어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소통입니다. 구성원 간의 투명한 소통이 핵심입니다. 진행 상황을 수시로 공유하고, 어려움이 있을 때 이를 정직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되도록 자주, 투명하게 소통하고 공유하며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 이것이 조직에서 성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곳에 다녀야 할까요? 만약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다른 곳이 있다면 지금 근무하는 곳을 언젠가는 떠나게 되겠지요. 하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좋은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만 항상 떠날 궁리만 하면서 일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되, 중장기적인 커리어 목표에 따라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능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시키는 일만 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일감을 발굴하고 추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둘째는 프로젝트를 다른 구성원 한 명 이상과 협업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진정으로 능력 있는 시니어가 되고 싶다면 이 두 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이 능력들은 누군가 체계적으로 가르쳐서 습득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제로 시도해봐야만 비로소 체득하게 되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근무하고 있는 곳에 시니어가 없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일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여러분이 시니어처럼 사고하고 프로젝트를 주도해볼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시니어 밑에서 지시받으며 일한 사람보다 오히려 더 빠르고 건강하게 진정한 시니어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상황에 휩쓸려 그저 흘러가지 마십시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우뚝 서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두렵고 걱정되는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거대하거나 단단하지 않습니다. 마치 나풀거리는 커튼처럼, 용기 내어 걷어내고 나면 별것 아닌 존재입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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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2일 오후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