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유튜브 웹드라마' 인기에 함박웃음
Naver
예전 광고대행사를 다니면서 계속해서 들었던 이야기가 Maker Voice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면 광고를 하는 주체인 기업과 브랜드의 입장에서 자신의 장점을 설명하는 내용이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의 컨텐츠를 접하게 되는데 단순히 자기자랑 식의 광고 혹은 컨텐츠를 접하게 된다면 그 컨텐츠에 흥미를 가지기는 커녕 그냥 흘려버리거나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제작비에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혹은 매체비용같은 부대비용까지 합할 경우 수억, 수십억의 예산이 투여되는 작업에서 제작자의 입장을 배제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그많은 돈을 들이고도 아무런 마케팅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다보니 차라리 거부감이 조금 들지언정 정확하게 자신들의 장점을 설명하는 컨텐츠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기꺼이 그것을 즐기며 받아들이게 하는 컨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최근 이슈가 된 한섬의 유튜브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를 살펴보면 누적 조회수가 300만 뷰를 넘고 회당 최대 78만 뷰, 평균 3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 히트 컨텐츠임에도 본인들의 기업명이나 로고, 브랜드 등을 일체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한섬의 유튜브채널인 푸쳐핸썸의 MZ세대 조회수는 방영 후 200만 건 이상 크게 증가하였고 전체 조회 수 중 MZ세대의 비중도 33.8%에서 62.4%로 크게 증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웹드라마에 노출된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타면서 한섬의 프리미엄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매출도 작년 동기간 대비 105%나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Maker의 존재를 숨겼음에도 오히려 Maker를 알고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모습은 과감한 결정을 했던 한섬의 용기도 중요했고 주요 타겟층이 디지털 생태계에 익숙하고 영상 스트리밍을 즐기고 가치 소비를 하는 MZ세대라는 점에서 주효했겠지만 컨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와 매출 신장에도 기여해야 하는 마케터로서 큰 관심이 가는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분명 한섬도 제품의 세일즈를 올리기 위한 퍼포먼스 마케팅도 진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타겟의 특성을 고려하여 큰 임팩트를 주는 한방으로서 브랜드컨텐츠 마케팅을 진행하였을 것이고 그러한 측면에서는 어중간한 매출 견인 효과를 버리고 과감하게 매력적인 컨텐츠로서의 완성도에 집중한 것이 함께 진행되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켰을 것이라 생각된다. 생각해보면 매력적인 컨텐츠 마케팅을 펼칠만한 브랜드들이 많다. 예를 들어 교보문고를 배경으로 소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와 같은 형태의 웹드라마가 제작된다면 어떠할까? 실제 교보문고에서 판매되고 있는 책을 소재로 그 책에 담긴 의미와 책을 읽는다는것에 대한 가치를 드라마 속에서 표현을 하고 그 내용을 소재로 DA와 SA 등을 활용한 퍼포먼스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어떠할까? 물론 출판마케팅의 생태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특정 도서를 중심 컨텐츠에서 알려주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인기 드라마 속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서점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돌이켜볼 때 다양한 책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고 책 자체를 읽는 문화가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서점으로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1년 1월 26일 오전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