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번 동료평가 제 점수는요?》 동료평가(peer review)는 함께 일을 한 동료끼리 서로를 평가하는 상호평가 방식입니다. 학계에서 논문을 발표하기 전에 동료 전문가끼리 서로 다양한 각도로 평가하는 비평(critics)을 하는데 사용했죠. 이 방식이 점차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으로 퍼졌고 한국까지 전파되어 정착했습니다. 2011년 제가 신입사원 연수를 받을 때에도 팀원 14명에게 익명으로 상호평가를 받았고, 2019년 SK텔레콤에서도 팀 내 동료들의 peer review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점과 약점에 대해 함께 일한 동료의 피드백을 받는 건 중요하고 의미도 있습니다. 점점 더 누군가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경우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성장을 원하는데 성장하려면 방향이 필요하죠. 동료평가는 내가 잘 하고 있는 점(strength)과 개선하면 좋을 점(improvement)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점에서 순기능이 있습니다. 문제는 역기능입니다. 신입사원 그룹 연수 때 받은 동료평가 결과가 저는 가장 정확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1달 동안 동고동락하며 가면 너머 여러 가지 면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첫날 어색했을 때의 모습부터 마지막,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던 순간까지. 잠을 줄여가며 과제 발표를 준비할 때 꾀를 덜 부리고 나보다 팀을 위해서 애를 쓴 사람은 처음에만 반짝했던 동료보다 분명히 더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을 겁니다. 연수가 아닌 환경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밀착 정도가 훨씬 떨어지고 1년에 여러 프로젝트를 다른 멤버들과 번갈아 수행하다 보면 1년에 1번 또는 반기 1회씩 2번 하는 정기평가로 '함께 일하기 싫은' 사람을 꼽는 건 감정적인 변수가 너무 큽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더 좋은 평가를 하고, 싫은 소리 명확하게 하는 사람은 '불편러'라는 이유로 감정이 섞였지만 걸러내기 어려운 점수를 받을 겁니다. 왜 그런 평가를 했는지 근거를 입력하도록 하지 않고 점수만 매기면 끝나는 방식은 애초에 "동료 전문가들끼리 서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깊이 평가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오늘 뉴닉 뉴스레터에 따르면 카카오는 "2019년 상급자와 직원이 똑같은 정보를 갖고 소통해야 한다는 건의를 받아들여 (함께 일하기 싫은 동료 평가 결과를) 공개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는데요. 기업에서 상급자와 직원이 똑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합니다. 평가자와 피평가자 관계에서 정보 대칭성, 균형성은 유지될 수 없으니까요. [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 ] RBBM, 《잘 하고 있다는 단서들》 https://www.redbusbagman.com/whiteclue/

'꿈의 직장' 카카오, 인사평가 실태 들어보니...현실은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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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6일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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