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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구독이 가진 딜레마> 1. 불확실성의 시대, 언론 산업 역시 지속되는 위기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2. 광고는 줄고 구독은 감소했고, 사활을 건 디지털 구독 모델은 불확실하다. 3. 모바일 시대의 신문 구독 감소와 시장 축소는 언론사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 온라인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양대 디지털 거인이 주도한 지 오래다. (이때문에) 세계 여러 곳에서 언론사의 온라인 광고는 계속 하락해왔다. 4. (이에) 언론사는 생존과 성장 동력을 위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입원을 찾던 언론 산업은 뉴욕타임스를 필두로 '디지털 구독 모델'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5. 현재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구독자는 '490만명'이며 이 중 '50만명'이 해외 구독자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까지 발행부수 5만부 이상의 신문사 78% 이상이 유료 디지털 구독 모델을 시행하고 있었다. 6.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2019년 3분기 실적에서 광고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유료 구독자 증가에 따른 수입은 약간 늘었으나, 수익 면에서 광고 하락을 완전히 보전해주지는 못했다. 7. (뉴욕타임스의) 전체 광고 수익은 전년대비 6.7% 감소했고, 종이신문 광고 수익은 7.9%, 디지털 광고 수익은 5.4% 줄어들었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회장은 이 결과가 신문 광고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진단한다. 디지털 구독의 경우도 그 증가세가 정체된 상태다. 8. 유사한 현상은 LA타임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LA타임스는 뉴욕타임스의 성공 사례를 보며 많은 기대를 품고 디지털 구독 모델을 시작했지만, 2019년 7월 기준 디지털 구독자 17만 명 수준에 머무른 상태다. 2019년 안으로 두 배에 달하는 3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달성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9. 디지털 구독 모델에 사활을 걸고 있는 LA타임스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특히 더 우려되는 부분은 구독을 신청했다가 취소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2019년 7월까지 LA타임스의 구독자는 5만 2,000명 늘었으나, 이 수치는 결국 1만 3,000명으로 줄었다. 10. 대부분이 첫 달의 혜택인 99센트(약 1,000원) 구독료가 둘째 달부터 8달러(약 9,400원)로 가하는 시점에서 구독을 취소했다. 11.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도 그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구독은 무료이고 광고에만 수입을 의존하는 버즈피드는 2019년 한 해 동안 15%의 직원을 감원했다. 허핑턴포스트, 야후, AOL의 모 회사인 버라이즌도 약 7%의 직원을 감원했다. 광고 수익 감소의 결정적인 원인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디지털 광고 시장 지배 때문이다. 12. 이 두 회사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버즈피드나 허핑턴포스트는 수입이 줄어 다른 제3의 수입원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가령 버즈피드는 인기 있는 쿠킹 비디오 섹션을 오프라인 매장과 연결해서 기사를 통한 제품 판매를 시도했으며, 무료 판촉물을 주면서 디지털 구독 모델도 실시했다. 그러나 그도 초반에 잠시 수익 증가를 보였을 뿐 이미 발생한 손실을 보전할 만큼은 되지 않았다. 13 따라서 마이크닷컴, 바이스미디어, 복스미디어와 함께 디지털 네이티브는 광고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안전한 생존 방법인 거대 회사로의 인수합병만이 살길이라 여기고 있다. 14. 유럽에서도 흐름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로이터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구독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독 피로감(subscription fatigue)'이다. 15. 수용자는 디지털 환경에 살면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의 수많은 유료 회원 가입, 유료 구독 서비스의 선택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미 피할 수 없는 구독을 많이 한 경우, 뉴스까지 유료 구독을 할 만한 심리적,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게 된다. 16. 오락과 여가를 위해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비디오 서비스에는 지갑을 열지만, 뉴스까지 유료 구독을 할 의향은 없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독자들이 유료 구독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는 뉴스 신뢰도가 높지 않은 상태에서 뉴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도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17. 이미 무료로 뉴스에 대한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태에서 신뢰도가 낮은 뉴스를 굳이 유료 구독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브렉시트(Brexit)가 첨예의 관심사인 현재, 관련 뉴스를 피하거나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료 구독을 피하고 있다. 18.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1년간 온라인 광고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이 그에 따른 혜택으로 종이신문 광고 수익의 손실을 디지털에서 상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거대 미디어 기업의 광고 시장 독식으로 현실은 달랐다. 19. (이에) 언론사는 수익 다양화를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로 '디지털 유료 구독'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디지털 구독 모델마저도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20. 디지털 구독을 시행하면 새로운 유료 구독자가 발생하기는 하나, 그만큼 무료로 이용하려는 사이트 방문자가 줄어 전체 순방문자 수는 내려가게 된다. 그러면 디지털 광고 수익 또한 감소한다. 따라서 디지털 구독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구독자 증가로 발생할 구독료 수입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21. 디지털 광고, 그 밖의 수입원(온라인 쇼핑, 오프라인 제품 판매, 부동산 등), 그리고 종이신문 구독자 현황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2. 특히 시장이 작은 지역신문의 경우에는 유료 구독 모델 실시에 신중해야 한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언론사도 불확실성에 머물러있는 이 시점에, 수익 창출을 위한 확실한 수입원이 없는 언론사의 경우는 유료 구독 모델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 23. 보스턴글로브는 2019년 들어 디지털 구독자가 총 11만 2,000명에 달했고 LA타임스도 2019년 말까지 구독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스타 트리뷴도 2019년 말까지 구독자 20만 명이 목표다. 그러나 이 언론사들은 디지털 구독으로 정확히 얼마의 수익을 얻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24. 이 언론사들이 전하고 있는 부분은 구독 가입 후 해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유료 구독자를 계속 남게 하는 전략이 과연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25. 세계 언론 시장에서 디지털 유료 구독 모델이 실시된 지 약 6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우려되는 점은, 구독 증가의 정체와 한계점 도달이다. 이미 언급된 구독 피로감, 가짜뉴스로 인한 뉴스 신뢰도 하락 등 원인으로 일부 충성 독자들을 제외하고 더는 디지털 유료 구독자 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26. 뉴욕타임스의 400만 명이라는 구독자도 그 이유가 주로 크로스워드 게임이나 쿠킹 섹션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27. 이제 언론사들은 타 언론사가 아니라 구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애플, 아마존이 디지털 구독의 경쟁자라는 생각으로 뉴스 유료 구독에 대한 장점을 찾아야 한다. 28.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에서 최근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구독 모델로 가는 과정에서 구독 모델 그 자체보다 더욱 중시해야 할 항목들이 있다. 28. 불확실하지만 여전히 디지털 구독 모델이 광고 수익 감소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시되는 요건은 바로 '신뢰'다. 29. 특히 뉴스를 생산하는 편집국이 독자와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독자가 최우선이라는 인식 아래 독자들이 기꺼이 구독료를 지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뉴스 때문에(뉴스의 질, 내용, 종류) 지불하는가, 구독자들의 인구사회학적 구성은 어떤가, 지불할 가치가 있게 만드는 뉴스 디자인인가, 누가 가장 이득이 되는 충성 독자인가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
2020년 1월 15일 오후 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