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뷰d+69 협상은 능력이 아니라 태도다: 일하는 사람의 계약과 협상 저자 황선우 김하나 기본적으로 일은 계약서를 쓰고 진행하는 것입니다. 계약의 세부 내용 또한 상대방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협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 결정을 내리고 책임도 스스로 지는 프리랜서는 최대한 자신을 보호하면서 일해야 하니까요. 계약서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런 방법을 써봐요. 첫 번째로는 역순으로 접근합니다. 문서를 처음부터 순서대로 다 읽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마련이죠. 대신, 거꾸로 내가 확인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 뭔지를 먼저 적어보는 거예요. 할 일의 범위와 책임, 마감 일자, 보수로 받게 되는 금액이나 인세의 퍼센트, 입금 날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분쟁의 해결 방법.... 이렇게 체크해야 하는 것들을 먼저 생각해두고 계약서에서 그 부분을 찾아 확인하는 식으로요. 두 번째로는 그렇게 해도 헛갈리거나 궁금한 내용을 계약 담당자(저에게 계약서를 전달해 주는 사람)에게 따로 물어봐서 보완해요. 그분에게는 계약의 내용을 숙지해서 저에게 설명해줄 의무가 있으니까요. 우리가 받는 페이를 20% 높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막 쿵덕거리고 이래도 되나 싶지만 실제로 어떤가요? 100만 원 받을 일을 조금 조정해서 120만 원 받는다고 해서 대단히 커다란 부를 누리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저 불평하는 마음 없이 이 일에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협상이란 이렇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입 밖에 내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금액, 수익률 배분, 마감 시한, 다른 보상... 여러 가지 내가 원하는 조건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표현하고 지킬 줄 알아야 해요. 프리랜서로 일하는 동안 쭈뼛대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부드럽게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말할 수 있는 어휘와 화법을 길러보자, 라는 마인드를 가져 보시면 좋겠어요. 원하는 바를 꼭 부드럽게 말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는 않으면 좋겠어요. 때로는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건조하고 사무적으로, 하지만 명료하게 전달을 하는 것도 필요해요. 다만 그런 말 자체가 곤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쓰는 표현을 듣고 요령을 늘려가 보셨으면 하는 거죠. 중요한 것은 이런 협상력이 능력과는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능력이 뛰어나서 협상의 키를 쥐고 있고, 능력이 안 돼서 협상에서 불리한 사람이 있는 게 절대 아니에요. 내가 적극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이 조건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둘로 나뉘는 거예요.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태도의 차이인 거죠. 협상의 영역을 미리 제한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적용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급여라는 카드를 던져서 상대방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조건의 카드를 제시해보는 거죠. 예전에 한 선배는 제가 일하던 회사에 들어올 때 희망 연봉을 맞춰주기가 힘들다고 하니까 '그러면 저 맥북 사주세요' 해서 받았더라고요. 최대한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물어보세요. 귀찮아하지는 않을까, 평소에 연락 안 하다가 염치없지 않나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조직 밖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서로 돕고 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해요. 마찬가지로 그 사람이 도움이 필요할 때 나도 똑같이 내가 갖고 있는 정보, 나의 경험을 기꺼이 나눠주면 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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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1일 오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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