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반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유니버설 뮤직 상장은 올해 유럽 최대 IPO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는데, 첫날 기준으로 유니버설 뮤직 시가총액은 390억유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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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유니버설 뮤직 '드디어' 상장. 이게 단순히 '세계 최대 레이블이 주식시장에 들어왔다'는 것 이상의 의미인 이유는, 음악 시장의 구조가 바뀌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1. 최근 1~2년 간 음악 산업의 수익모델은 음원/음반 판매가 아니라 카탈로그 판매(금융자본화)를 비롯해 글로벌 음악 서비스(유튜브, 스포티파이), 싱크(블록버스터 영화와 드라마), 그외 신규시장(게임, 헬스, 각종 SNS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2. 특히 이런 변화는 '음악의 자산화'라는 개념으로 정리될 수 있다. 다시 말해 2010년부터 2019년 무렵까지 음악은 '진짜 상품'(예를 들면 아이폰, SKT 정기구독)을 팔기 위한 '미끼 상품'(예를 들면 애플뮤직, 멜론)의 위치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독립 자산으로서의 가치와 확장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3. 이게 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등장, SNS 덕분이다. 전세계는 '실제로' 개인과 개인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런 환경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규모의 경제가 발생한다.
4. 무엇보다, '음악의 자산화'는 이제까지 대기업이나 대자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돈이 있어도 문화자본과 상징자본이 없으면 구매할 수도 없는 상품이었는데(예: 마이클 잭슨이 폴 매카트니의 저작재산권 소유자, 워너뮤직이 데이빗 보위의 모든 카탈로그 권리를 매수) 이제는 개인이 유니버설 뮤직의 일부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 (뮤직카우의 인기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5. UMG는 유럽 증시에 상장해서 한국에서는 미국 주식보다 더 높은 허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유니버설 뮤직은 이미 한국과도 가깝다. 하이브-이타카홀딩스-유니버설뮤직그룹이 지분 관계로 연결되어 있음. 내년에 공동 프로젝트(글로벌 오디션) 예정. 그 사이에 플랫폼(위버스)과 온라인콘서트(베뉴라이브)가 연결되는 구조.
6. 물론 이 셋의 합작 프로젝트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지는 아무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