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많이 받은 삶, 이제 주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요" [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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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할아버지, 배우 오영수의 연기 철학> 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연기한 배우 오영수 씨는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2. 그동안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배우 오영수 씨는 연극계의 ‘살아있는 역사’다. 1968년 극단 광장에서 데뷔한 후 거의 쉬지 않고 54년째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54년간 출연한 작품이 200편이 넘는다. 3. 오영수 씨는 이렇게 말한다. “배우에게 연륜과 경륜이 쌓이면 내공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과장도 하고 부자연스럽지만, 어떤 경지에 도달하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되죠” 4.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소유하고 욕심 부리고 하다가 나이 70, 80 되면 다 놓고 싶어져요. 소유욕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러운 ‘나’만 남죠. 만약 내가 60대였으면 오일남을 지금처럼 연기하지 못했을 거예요” 5. “연기에는 기력이 있어야 해요. 말과 말 사이에는 침묵의 언어가 있어요. 그것을 내공으로 살릴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호흡이에요. (저는) 연기의 기본은 기력과 호흡이 아닐까 생각해요. 좋은 연기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관객에게 잘 전달해서 공감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6. “(그리고) 진정한 배우는, 인생을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요즘 대개의 연극과 영화는 사건만 있고 인생은 없어요. (그 점이) 아쉬워요.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통해 500년간 살아있는 것은 사건만 다룬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인생을 노래하기 때문이에요” 7. “그런데 인생을 이야기하려면 노(老)가 있어야 해요.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는 인생을 말하는 작품이 없다 보니 나이든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어요. 노부부의 말년을 그린 후시하라 켄시 감독의 <인생 후르츠>,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2021년 10월 15일 오전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