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가 비상 사태 선포] 현지 시각 3월 17일 오후 5시 즈음, 핀란드에 국가 비상 사태가 선포되었습니다. 주변 분들 말씀에 의하면 핀란드에 국가 비상 사태가 선포된 것은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1. 여타 많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핀란드도 한국 만큼의 적극적인 코로나 검사 및 역학조사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경증 의심환자는 우선 자택에 자발적으로 격리하고, 증세가 보일 즈음에 담당 기관에 연락하라고 안내 받았습니다. 이에 현지 의학 전문가들도 핀란드 내 확진자 숫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실제 감염자 수는 그 보다 20-30배 정도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에고에고... 2. 상황이 이렇자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정부는 '늑장대응 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라는 견해를 밝히며, 현지 확진자 수가 250명이 넘어간 시점에 바로 비상 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확진자 수가 더 퍼지는 것이라도 막겠다는 거죠. 그리고 중증환자에 대한 집중 치료를 예고했습니다. 3. 핀란드는 인구 22%가 60대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입니다 (2018년 기준). 유사한 인구 그래프를 가진 이탈리아가 속절없이 코로나19에 당하는 모습을 보고 발빠르게 움직이기로 했다네요. 4. 비상 사태 선포와 동시에 핀란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대학은 온라인 강의로 모두 대체되고 1-2일 이내에 대학 캠퍼스 건물 모두 문이 잠길 예정입니다. 모든 문화센터,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공공 스포츠센터가 닫히고 종교행사도 제한됩니다. 저도 어제 부랴부랴 사무실에 잠시 가서 개인 물품을 모두 챙겨왔습니다. (휴...) 5. 핀란드도 조만간 국경을 봉쇄하기로 했습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고 강대국 사이에 낀 핀란드이지만...에스토니아, 덴마크와 노르웨이에 이어 독일 마저 당초 전략과 달리 국경봉쇄 카드를 내놓자 어쩔 수 없었는가 봅니다. 7. 여긴 사재기 현상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일부 슈퍼는 여전히(!) 휴지가 적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8. 핀란드 언론들은 전반적으로 정부가 리더쉽을 발휘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산나 마린 정부의 대처를 응원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