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이 뭐가 문제인지 잘 알지 못한다. 보통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그걸 인식조차 못한다. 커리어가 그렇다. 지금 다니는 직장에 큰 문제가 없고, 현재에 충실하면 충분하다고 믿는다. 혹은 더 이상의 다른 활동을 할 에너지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어쨌든 마음만 굴뚝 같고, 실천은 거의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일만 한다. 그게 유일하게 하는 활동이다. 그래서 일만 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늘 제자리다. 퇴근하는 길, 넘는 해를 보면서 오늘도 정말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하며 집에 가는 날이 1년 중 과연 며칠이나 될까? ‘오늘도 무사히’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되돌아본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직장에서 에너지를 모조리 소진한 탓에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가끔은 밥을 먹는 것도 귀찮아서 쓰러져 자다가 다음날 또 바쁘게 나가기 바쁘다. 그리고 이런 생활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갔을 때, 주말은 소진된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누구 이야기일까? 바로 당신의 이야기다. 매주, 매월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 저런 주간을 보낼 때면 정말 돈이고 꿈이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대체하거나 바꿀만한 곳,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쉬고 싶은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물론 노력은 한다. 직장에 출근하고, 종일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뒤지고, 무언가 만들면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누군가 말한 ‘비즈니스는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라는 명제에 최대한 충실하게, 현재 우리 조직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 헷갈린다.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대표님의 말 때문인지 모르지만, 회사 일이 내 일 같고, 내 일이 회사 일 같다.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설득해 지금 내가 겪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게 내가 좋고 회사도 좋은 길이라고 믿고 그냥 노력할 뿐이다. 문제는 ‘지금 하는 노력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고, 어떤 목적을 갖고 하는 일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노력에 관한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다. 1️⃣남과 비슷해 보이기 위한 노력, 2️⃣남과 다르게 살기 위한 노력 중 어떤 노선을 나의 노선으로 선택할지 결정하면 된다. 1️⃣남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한 노력 안타깝게도 우리의 노력 대부분은 남과 다르게 보이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어렸을 적 친구가 새 운동화를 신고 오면 당장 눈이 간다. 그 친구가 나보다 좋은 운동화를 신은게 샘 나서 나도 비슷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우리는 비슷해 보이는 길을 걷는다. - 남들과 똑같은 기본 교육 과정 - 일, 일, 일 - 고난도처럼 보이는 교육 - 네트워크 활동 및 저축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에 국한된 노력이라는 점이다. 눈에 잘 띄는 것이니 비교하기 쉽고, 말하기 쉽고, 인정받기도 쉽다. 혹시 다른 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해 비슷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중에 진짜 내 모습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2️⃣남과 다르게 살기 위한 노력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다르게 살기 위한 노력도 한다. 남들은 하지 않는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남다른지 보여주기 위해서, 또는 묵묵히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 전자의 목적이라면 위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후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조건, 어떤 상황, 어떤 상태건 그런 사람은 현재의 행복과 동시에 미래를 대비하며 충분히 노력한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과 너무나 다르게 살기 위한 노력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하는데, 그저 나만 잘살기 위해 내 방식을 함께하는 다른 이들에게 강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중간에서 균형을 잡는 것, 남들이 바라는 것들과 내가 추구하는 것, 그 사이에서 우리만의 영역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과 비슷해지기 위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 특히 그 노력이 남을 이기기 위한 목적이거나, 비슷해지기 위한 부류의 노력이라면 결국 나를 드러내는데 한계에 봉착한다. 옷을 입을 때도 마찬가지다. 멋진 브랜드로 온몸을 휘감는다고 해서 ‘옷 잘 입는 이’가 되지는 않는다. 진짜 노력은 1️⃣의 노력에 2️⃣의 노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2️⃣의 노력을 하면서 때때로 1️⃣의 노력을 필요에 의해 취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남과 비슷해지기 위해 나를 막다른 길로 유도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쌓은 인사이트나 일의 경험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같은 일을 해온 사람에게 당해낼 수 없다.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