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31일. 약 한 달 뒤면 그토록 고대하던 날이 온다. 8월부터 계속 염원했지만 직장 선임이 말려서 최대한 미룬 나의 퇴사의 날. 다들 퇴사 후의 계획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계획은 없다. 계획을 세워봤지만 그대로 흘러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직할 회사를 찾는데 포커스를 맞추기보단 내가 뭘 하고 싶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요리가 좋아서 요리를 전공하다가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서 영양학으로 전과를 하고, 운 좋게도 졸업을 하자마자 대학 병원에 취직이 돼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았고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재밌어서 7일 내내 일해도 좋았던 직업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다만 너무 박봉인데다 인턴에 계속 떨어져서 지칠 대로 지친 나머지 다 내려놓고 새롭게 다른 일을 찾아다녔지만, 2년의 긴 백수 기간 끝에 나랑은 절대 인연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영업을 하게 되면서 울기도 많이 울고 여기저기 치이며 혹독하게 세상을 배웠다. 지난 2년 반 동안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만큼 내 나름대로 할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는 정말 이 분야에서 해방되고 싶단 생각뿐이다. 요즘 세상이 급변하면서 아무것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단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온다. 다양한 강연을 들으면서 트렌드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뭔가 뒤처지고 있단 생각에 자신이 없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문득문득 들지만, 지금 내가 할수 있는 건 좋은 습관을 많이 가져야겠다는 것이다. ·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여러 지식들을 습득하기 · 영상에 익숙해진 뇌가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뇌로 바뀔수 있도록 훈련하기 ·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을 읽기 · 같은 시간에 잠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 일주일에 3번은 꼭 운동하기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이 일들이 내 삶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입 모아 말하니, 무슨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것보다도 내 삶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집중을 해야겠다. 다시 회사에 들어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창업을 하기에는 담이 너무 콩알만한 내게도 분명 찰떡같이 맞는 일이 있을 것이다. 너무 조급한 마음에 아무 회사에 덜컥 취직해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는 것보다 조금은 인내심을 갖고 스스로에 대한 탐구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2021년 12월 13일 오전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