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제는 유니콘 대신 낙타> 1/ 유니콘은 뿔이 달린 상상의 동물이다. 스타트업이 상장 전에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약 1조원) 이상 되는 것은 흔치 않다는 의미로 유니콘으로 비유되기 시작했다. 2013년 벤처 투자자 에일린 리가 처음으로 사용한 이후, 유니콘은 이제 모든 스타트업의 꿈이 되었다. 2/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풍부한 자금, 재능있는 인재, 정부의 지원이 넘칠 때 성장 추구는 빛을 발한다. 스타트업들은 단기간에 승부를 보기 위해 '블리츠스케일링'을 실행한다. 블리츠스케일링은 기습공격을 의미하는 독일어 '블리츠(blitz)'와 규모 확장을 뜻하는 '스케일 업(scale up)'의 합성어이다. 사업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입하면서 초단기간에 폭발적 J-Curve 성장을 만드는 전략이다. 3/ 하지만, 이제는 '성장' 대신 '생존'을 물을 때이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로 허약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유니콘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자문해봐야 한다. '성장'의 상징이 유니콘이었다면, '생존'의 상징은 낙타다. 낙타는 실존하며, 끈질기며, 생명력이 매우 길다. — 1) 낙타는 현실의 동물이다: 가상의 동물을 놓고 꿈꾸는 것은 활황일때나 가능한 사치다. 우리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 2) 물이 없어도 버틴다: 낙타는 3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도 등에 저장된 지방을 분해해 수분과 에너지를 조달한다. 한번 물을 마시면 빠르게 흡수하여 몸 안에 축적한다. — 3) 적응력이 강하다: 기온이 40도가 넘어도 땀을 흘리지 않아 수분 손실이 없다. 발굽은 모래에 빠지지 않게 넓적하며, 뜨거운 모래에 견딜 수 있게 발바닥 살이 두껍다. 4/ 낙타와 같은 스타트업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들은 무분별한 현금 '소진' 대신 '균형'을 추구한다. — 1) 처음부터 '무료' 대신 과금 모델을 선택한다. — 2) 현금 흐름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 3) 장기적 성장을 추구한다. 5/ 무료는 '선'이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무료 서비스를 통해 유저를 빠르게 끌어모으고, 유의미한 지점에 다다랐을 때 유료화를 선언한다. 이를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투자자의 돈으로 마케팅을 수행한다.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서 심지어 고객에게 추가적인 현금성 혜택을 주기도 한다. 애초에 낙타는 가격이 성장의 장애라 여기지 않는다. 대신, 품질에 집중하고 처음부터 최적의 고객군을 모으는데 집중한다. 6/ 낙타는 물이 없을 때는 아껴쓰고, 물이 풍부할 때는 빠르게 몸에 축적한다. 장기적 성장을 위해 군살(고정비)를 빼는 것은 필수이다. 고정비는 인건비를 포함해 일상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 스타트업 경영자는 항상 고정비 개념을 염두해두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때도 살아남을 수 있는 현금 흐름을 예상해야 한다. 단위 고객 유입 비용을 항상 염두해두고 변동비 (마케팅)를 조절해야 하며, 인력을 늘리는 것에 매우 보수적이어야 한다. 항상 계산된 성장을 추구해야 하며, 그래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 7/ 낙타는 혹독한 사막에서도 짐을 지고 가장 멀리까지 갈 수 있다. 생존력과 회복 탄력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위기는 항상 존재한다.위협을 기회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장기적 성장의 비결이다. 느리지만 착실하게 한발한발 내디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8/ 스타트업의 여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혁신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축적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최우선 전략은 생존이 되어야 한다. 생존력은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프로덕을 진화 발전시키며,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기반이 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의 승자는 누가 먼저 1등으로 들어오느냐가 아니라, 누가 지치지 않고 가장 멀리 가느냐로 결정된다. 9/ 당분간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을 것이다. 많은 경쟁자가 무너지거나 확장 속도를 늦출 것이다. 코로나는 지속될 것이고, 경기는 침체 국면이다. 하지만 오히려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낙타가 되어 생존할 수 있을 때 말이다. 이제는 유니콘이 아니라 낙타를 지향할 때이다. <Alex Lazarow, "Startups, It’s Time to Think Like Camels — Not Unicorns", Harvard Business Review (October 2020)>

Startups, It's Time to Think Like Camels - Not Unicorns

Harvard Business Review

Startups, It's Time to Think Like Camels - Not Unicorns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1년 12월 30일 오전 12:15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