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 / John Brooks ✔️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책을 집어 들기 전부터 놀라웠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의 찬사와 더불어 쏟아지는 추천사들이 한몫했다. 출간된 지 20년이 흐른 뒤에야(1969년에 발간되었다) 빌 게이츠는 이 책을 접하게 된다. 또다시 20여 년이 흐른 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워런 버핏에게 책을 빌린지 20년도 더 지났으며 초판이 나온 지 4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경영의 모험’은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로 남아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600페이지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지식보급가(?) 16,000원이라는 가격도 꽤나 충격적이었다. 자, 이쯤 되면 걱정이 생긴다. 기대치가 높아지면 실망감도 커지기 마련, 언론 학도였던 시절을 떠올리며 게슴츠레 곁눈질하듯 의심의 눈초리로 읽어나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열 번은 더 읽을 책이다. 겨우 두 번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을뿐더러, 결정적으로 굉장히 재미있다. 생생한 현장감이 주는 재미와 훌륭한 통찰이 결합되어 ‘경영의 고전’이란 위상에 손색없는 책이라 생각된다. 증권거래법, 반트러스트법과 조직 커뮤니케이션, 황소와 곰의 싸움(bull & bear; 주식용어) 그리고 공매도와의 전쟁 등 비즈니스 내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다. 12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꽤나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비즈니스가 친숙한 독자들에겐 통찰을, 문외한들에게는 기본 소양을 쌓아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할애할 수 있는 지면이 한정되어 있기에 모두 설명할 수는 없으나, 5장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만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업가란 기본적으로 남의 뒤통수치는 사람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장사의 기본이다’등의 생각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진정 기업가(우리)들의 길잡이가 되어줄 철학적 신념(기업가 정신)이 담겨있다. 우리는 왜 일하는가? 급여를 위해, 인정받기 위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더 본질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돈과 명예를 차치하고 나면 무엇이 남겠는가, 진실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답을 모르겠다면,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일은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를 피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며 삶에서 어떠한 당위성을 부여할 것인가. 애초에, 우린 대체 왜 존재한단 말인가? 쉽게 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태어났으니 살아가고 살아가니 일하는 것이 아니라면, 신중하고 점진적이며 삶 전반에 걸친 (철학적) 사유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돈과 명예가 목적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뚜렷해짐을 느낄 수 있다. 감히 단언컨대 인간의 존재 목적이 될 수 없다면, 개인의 집합에게도 마찬가지다. ‘제록스 정신’을 잠시 살펴보자. “회사가 지금 기울이고 있고 그리고 심지어 미래에도 기울일 주요 노력 중 하나는 지금까지 제록스가 그렇게 한다고 알려져 온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제록스의 창립자 윌슨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적인 기업이란 무엇이며, 그들은 무엇을 좇는가? 빌 게이츠가 이 장을 꼽아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올려야 한다며 극찬했다는 사실이 눈곱만큼도 의심되지 않는다. 심지어 지난 행보를 보았을 때, 그의 삶에도 꽤나 굵은 획을 긋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흘러도 경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과 기업이 다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베다와 성경, 논어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깨우쳐가듯 경영도 근본을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왜 일하는지, 기업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가? 본질적 속성으로 돌아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해 보자. ‘당신과 조직은 왜 존재하는가, 미래를 향했을 때 무엇이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