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하는 동생이 회사 이야기를 해줬다. 자기 회사는 오래 다니면 다닐수록 더 손해란다. 신입이 들어오면 선임이 가르쳐줘야하는데, 신입이 일을 다 못 끝내면 선임이 남은 업무를 다 끝내야 퇴근을 할 수 있는 구조라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단다. 신입들은 그걸 보며 자라고(?) 회사의 현실을 알게 된다는 거다. 결국 신입도 선임이 될텐데 경력이 쌓일수록 퇴근시간은 늦어지니까. 그러면서 "누가 과연 이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어할까?"라고 덧붙였다. 또, 잘하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주는 게 아니라 일을 더 준단다. 잘하면 더 빨리 퇴근하고 보상을 받는 게 당연한건데.
들으면서 느낀 것.
"새로운 사람보다 안에 있는 사람들,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는 게 최고다."
새로운 사람에게 잘해준다고 해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않거나 되려 더 굴린다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 빠져나간다. 새로운 사람을 채워넣어도 기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다.
이 이야기에서 선임을 기존유저로, 신입을 신규유저로 바꿔 생각해봤다. 보통은 높은 비용을 쓰고 많은 혜택을 주면서 신규 유저들을 데리고 오려고 더 많이 노력한다. 기존 유저, 그 중에서도 이미 잘 활동하고 있는 유저들은 혜택에서 제외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전략가의 눈으로 봤을 때는, 기존 유저 = 목표수치 달성이나 다름없으니 계산기로 두드렸을 때는 더 이상 돈을 쓸 필요가 없는 대상이 맞다. 하지만 사람 마음은 계산기로 뚝딱 계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조금만 비틀어보자.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주면 어떨까? 너도 나도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할 것이다. 밖에 있는 신규유저가 기존 유저가 되기 위해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어떤 게 더 쉬울까? 어쩌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 안간 힘을 쓰는 것보다 기존 고객에게 조금 더 신경쓰는 게 되려 돈을 아끼는 방법일지도.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계산기만 두드리다보면 놓칠 수도 있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