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해석한다는 것은 세상만사의 기본일 것입니다. 장강명 작가의 인터뷰 노하우는 기자 출신인 저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기자로 일할 때 창업자들과 인터뷰를 하면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면 꼭 IR을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기자의 가장 큰 특권과 의무는 '질문하기'입니다. 대답이 신통치 않거나 모호할 때 직설적으로 물어볼 수 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방패 삼아서요. 투자업계에 와서 창업가들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질문의 종류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자 때는 창업가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시장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게 잘 안돼서 회의 때 많이 깨집니다. 이 습관을 빨리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장강명 작가가 쓴 인터뷰 하는 법을 보면 무릎을 딱 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머니에게 언제 제일 행복했느냐고 묻는 간단한 인터뷰를 떠올려보자. '엄마는 언제가 제일 행복했어?' '네가 태어났을 때지.' '왜?' '자식이 태어난 거니까 당연히 기쁘지.' 말로 들을 때에는 ‘왜’에 대한 답을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글로 써보면 거기서 질문을 더 던졌어야 했음을 알게 된다. ‘김 여인은 자식을 낳았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기쁜 때였다, 왜냐하면 자식이 태어났기 때문이다’라고 쓰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노산이어서 불안했다든가, 아이를 낳는 게 오랜 소원이었다든가 하는 보충 설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후속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터뷰의 성공 여부는 디테일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잘하는 줄 알았는데, 업계에 와서 창업가들을 인터뷰하다 보니 저도 빼뜨리는 것이 많더군요. 중요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것, 디테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인터뷰할 때 중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의 질을 높이는 것은 후속 질문의 질이 결정합니다라는 말도 꼭 남기고 싶습니다.

'듣긴 했지만 알아낸 게 없는' 질문만 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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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1일 오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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