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_창업일지
01. 우리 팀, 그리고 첫 아이템 아지트

1.
새로 합류한 팀은 코딩 학회인 '멋쟁이 사자처럼'의 해커톤에서 결성된 팀이었다. 1년쯤 사이드 프로젝트로 설문조사 관련 아이템을 만들다가, 제대로 뛰어들기로 마음먹고 영상통화 서비스로 피벗을 결정한 상태라고 했다. 제품의 시작 단계부터 힘을 보탤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다만 맨 땅에 헤딩하며 성장하는 데에 한계를 느껴 잠시 다른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오는게 팀에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시 대표 오빠도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개발자 오빠도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3개월 인턴을 하고 돌아오면 타이밍이 딱 맞을 것 같았다. 그 길로 인턴을 알아보다가 PM 명가라는 퍼블리에 합류해 경험을 쌓았다.

2.
퍼블리에서의 3개월은 정말 소중한 기간이었다. 백지 상태로 들어가서 스타트업에 대한 감을 잡고 나왔으니 참 많은 걸 배운 셈이다. 이 때 배운 것들이 내 일하는 자아 대부분을 형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래서 첫 회사가 중요하다고 하는 걸까 싶다.
동시에 정말정말 힘들었다. 내 퇴근은 곧 출근이었다. 아침에 퍼블리에 출근해서, 아지트 사무실로 퇴근을 했다. 주말 없이, 개인 시간 없이 일만 했다. 막판에는 너무 힘들어서 아지트 일을 거의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 모든 것들을 겪으며, 어디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환멸을 느끼며 퍼블리든 아지트든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갈망했다.

3.
퍼블리에서의 인턴생활이 끝나고, 9월부터 창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퍼블리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 그리고 그 외적으로 배운 것들 모든 것을 총동원해 팀의 체계를 만들고, 아이템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템의 미션은 클릭 한 번으로 시작하는 영상통화이자, 채팅과 음성, 영상통화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소통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아지트’라는 이름 하에, 라이브방송과 라이브톡, 영상통화의 UI를 적절히 섞은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앱이 굴러가도록 하기 위한 기능들을 붙였다. 중간중간 나름의 검증도 병행했다. 사용성 관련한 연구도 해 보고, 인터뷰도 해 보고… 그렇게 4개월 정도를 거쳐 앱을 완성했다.

4.
수많은 리젝과의 사투 끝에 올해 1월, 아지트 앱이 스토어에 올라갔다. 앱을 완성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주변인들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이 아지트 앱을 쓰기 시작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도 가설 검증이라는 걸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묘한 희열도 느꼈다.
그런데, 그 때부터 우리는 가설 검증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향성을 놓치기 시작했다. 앱을 올려 두고 보니 고쳐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이 보였고, 유저들의 피드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빨리 이거 고쳐줘야 하는데.. 이 기능 빨리 붙여줘야 하는데… 조급하게 이것저것 손대다 보니 '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위주로 개선하게 되었다. 결국 방향성을 놓친 우리는 ‘가설 검증’이 아니라, ‘더 나은 아지트 앱’을 만드는 데에 몰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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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3일 오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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