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리더십은 좋은 팔로어십으로부터 ]

01. 흔히 '리더십은 이끄는 것이고 팔로어십은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뭐 구조만 두고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마치 작용과 반작용처럼 생각하면 그때부터는 조직 내에서 큰 오해가 생길 수 있죠. 때문에 이 둘 사이의 방점은 '상호보완적'이라는데 찍혀야 함이 분명합니다. 02. 우리 주변에서 리더가 된 사람들 중 이런 유형이 있습니다. 일을 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의 의견을 더 잘 메이킹하고, 상위 리더의 지시를 누구보다 빠르게 잘 따르며, 피플 매니징에 대한 의욕이 높은 사람 말입니다. 한데 이게 정말 긍정적으로 잘 풀린 케이스는 멋진 리더가 되어 조직 구성원들을 원만히 이끌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저 독주하는 리더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런 리더는 조직원들을 정말 힘들게 하기 마련이죠. 03. 저는 좋은 리더십은 좋은 팔로어십을 설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떻게 저들을 이끌 것인가'를 고민하기에 앞서서 '저들은 어떻게 나를 따르고, 서포트하고, 동시에 성장할 수 있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언뜻 보면 두 가지의 차이가 커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여기엔 명백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바로 리더의 관점이 아니라 팔로어의 관점에서 조직이 전진하는 법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죠. 04.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리더 스스로가 본인이 리딩 할 때와 리딩을 당할 때(?), 즉 리더가 될 때와 팔로어가 될 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 그저 실무자에게 오너십을 위임하고 '네가 알아서 하고 책임을 져라'라며 섬 하나를 통째로 맡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깁니다. 오히려 내가 리더로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부분 혹은 해야 하는 부분을 조직원 모두에게 정확히 공유하고 그 외에 것들은 함께 고민하든 아니면 더 잘 리딩 할 수 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간혹 이 영역을 착각해서 본인의 부족함을 더 강력한 리더십으로 채우려고 하는 리더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대부분 권력지향적인 마인드에서 비롯될 확률이 크고요. 05. 한편으론 조직원들의 팔로어십을 잘 설계해 주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입니다. 사람 맘이란 게 참 신기해서 내가 일정 부분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남도 나에게 그래주기를 바라게 되고, 내가 팔로어 시절 리더에게 납작 엎드렸으면 내가 리더가 된 후에도 팔로어들이 그래주기를 은연중에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마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이 때부터 리더는 리더로, 팔로어는 팔로어로 서로 평행선만 계속 긋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니까요. 06. 때문에 리더는 '우리 조직이 어떻게 의사 결정을 만들어 가는가'에 대한 과정을 팔로어인 조직 구성원들에게 상세히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자신의 리더십이 어떤 팔로어십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지 그 구조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단 얘기죠. 사실 이는 리더 본인을 한결 수월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스스로 잘 워킹하는 구조 위에서 일한다는 사실만큼 축복받은 상황은 없으니까 말이죠. 07. 저는 '나도 힘들어', '우리 땐 더했어', '너희가 모르는 고충이 어마어마하단다', '나도 차라리 리더 말고 조직원이면 좋겠네'라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리더는 리더십을 설계하는 것에도 그리고 팔로어십을 설계해 주는 것에도 매우 취약하다고 봅니다. 그건 결국 본인은 잘 이끌어보려고 하는데 팔로어들이 자신의 기대만큼 따라와 주지 못한다는 신세한탄 밖에 안되니 말이죠. 08. 예전에 같은 회사 센터장님이었던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나는 리더십이란 건 전륜구동이 아니라 후륜구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자동차로 치면 리더가 혼자 힘으로 끌고 나가려는 앞바퀴 굴림보다 조직 전체가 가장 아래에서부터 힘을 받아 부스트업하는 뒷바퀴 굴림이 맞다고 보거든." 저는 이 말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뒷바퀴 굴림이라는 건 좋은 팔로어십을 만들 줄 아는 리더십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사실 또한 꽤 깊게 뇌리에 박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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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0일 오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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