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멈춘 후 멈추지 않은 생각⟫

1️⃣ 카카오톡이 멈춘 후 대화는 끊겼고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카카오톡 대신 아이메시지, 전화, 라인 등 다른 방법으로 연락을 했지만 단체방을 대체하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죠. 일요일 아침에 하는 축구팀 모임은 밴드에서 댓글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2️⃣ 카카오가 이용하는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긴 일이었죠.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카카오 계정을 이용해서 로그인해야 하는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 카카오페이, 카카오 모빌리티, 카카오 맵, 카카오 게임즈,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멜론), 카카오스타일, 픽코마 등 대부분 서비스 기능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로그인을 할 수 없으니 서비스 자체를 이용할 수 없었죠. 3️⃣ 메시지를 주고받다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검색한 곳은 네이버였습니다. 네이버 속보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소식이 올라왔고, 장애가 터진 게 맞다는 의심이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카카오가 소식을 알리는 방법이었습니다. 카카오팀은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알렸고 진행사항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들도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 등 다른 채널을 동시에 활용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네이버의 대응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당장 카카오톡이 되지 않으니 라인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났죠.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라인은 1위, 네이버 지도는 3위를 기록했습니다. 네이버는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끊기지 않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이용하세요"라며 장애가 생긴 카카오톡 장애를 꼬집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네이버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모두 라인을 이용하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무엇보다 '끊기지 않는 메신저'라며 '끊기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의아했죠. 2022년, 어떤 메신저도 '끊기지 않는다'라며 자사 메신저 우월성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장애 상황을 고려한 메시지라고 받아들이기 충분한 상황이었죠. 5️⃣ 여기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네이버도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15일 네이버 공지에 따르면 검색, 뉴스, 쇼핑, 카페, 블로그, 시리즈온, 오픈톡, 스마트스토어센터 등의 서비스 일부 영역에서 이용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네이버 스포츠, 파파고 등에도 장애가 발생했죠. 그런데 동시에 라인은 끊기지 않는다며 강조하는 모습은 글쎄요. 꼭 그래야 했을까요? 6️⃣ 카카오와 같은 서비스, 네이버와 압도적인 플랫폼은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가진 영향력에 비례하는 책임이 따르죠. 왜 문제가 생겼고, 더 빨리 복구할 수 없었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동시에 주말에도 서비스를 복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고생하는 분들을 응원해야 합니다. 한 걸음 밖에서 훈수하기는 쉬워도 부딪히며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7️⃣ 플랫폼에도 정무감각이 필요합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용하는 서비스에서는 감정이 작용합니다. 만약 네이버가 홈페이지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적었다면 어땠을까요? 8️⃣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약 200만 명의 사용자가 줄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줄어든 것 맞습니다. 다만, 장애가 해결된 지금 많은 사용자가 다시 카카오톡으로 돌아갔습니다. 메신저 서비스 본질은 연결이고, 네트워크 효과는 참여자들이 많을수록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라인에는 친구가 100명, 카카오톡에는 1,000명이 있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카카오톡을 써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장애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카카오는 책임감 있게 이 문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마땅합니다. 동시에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인해 불편을 겪은 사용자에게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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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6일 오전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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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플랫폼에도 정무감각이 필요하다.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정말 너무나 와 닿는 글이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 까카오톡이안되니일상생활이어렵게되네요

  • 카카오를 저격하는 모습을 보고 마케팅으로 사용하는구나. 이 생각만 했었는데 다른 메시지를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다시 생각하게 된 좋은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D

  • 비즈니스에 도덕보다 이윤창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금 소비자는 그 어느때보다 도덕을 중요시하지요. 네이버가 조금만 더 생각하고 마케팅했다면 이런 모순에 빠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 마지막멘트 많이 와닿네요

  • 같이 불났는데 네이버는 잘 복구하고 카카오는 계속 먹통이었으면 재난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 미숙의 영역 아닌가요. 국민들은 네이버에 대해 안타까움보다는 속 시원함을 느낍니다

  • 소비자들은 오히려 네이버가 카카오를 저격해준 것에 속시원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대중들이 느끼는 카카오에 대한 불만과 불안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거겠죠. 여론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과기정통부] 긴급 문자가 오네요. 제 핸드폰, 집 인터넷 서비스나 와이파이, 통신사 문제인가 했다가 다른 서비스는 문제 없는 걸 알고 카카오 서비스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더랬죠. 공식 트위터계정이 아니라 지금처럼 앱 상단광고 위치에 공지를 띄워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요. 글 잘 읽었습니다.

  • Attitude determines Altitude

  • 저는 (다움:네이버=9:1) 비율의 사용자인데요. 이번 일로 하여금 몇 가지를 느꼈습니다. 1. 우리 생활이 카카오의 생태계에 너무 갇혀있다. 나도 모륵 편리하고 간편해진 삶이 어느새 족쇄가 되어 돌아옴. 2. 네이버도 똑같이 상황이었으나 카카오에 비해 빠른 대응과 문제해결 능력에 감탄함. +) 카카오가 한번 휘청이기를 기다리며 잔뜩 웅크리고 있었던 것만 같은 마케팅 3. 최근 카카오의 경영을 보고있자니, 이윤창출에만 혈안이 되어있어 보이는데요.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하여 미숙한 대처와 부족한 대응 시스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모습 같아서, 씁쓸함과 아쉬움이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약간은 네이버의 저런 마케팅이 약간은 통쾌했다?!

  • 네이버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인데, 데이터복구를 응원합니다가 저는 더 모순적으로 느껴지는데요? ^^; 막상 위의 광고는 보지 못했지만 네이버 입장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이었죠~

  • 안녕하세요

  • 출근길에 좋은 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