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자의명분' 찾기

사이먼 시넥이 쓴 <인피니트 게임>이란 책을 보면 제목 그대로 무한게임이란 개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등이나 최고, 승리 등 정량화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게임을 유한게임이라 규정하며, 이와 반대로 시간이 무한정 주어지고 참여자도 규칙도 정해져있지 않은 게임을 무한게임이라 설명하죠. 쉽게 말해 다른 대상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들만의 게임을 이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대의명분(大義名分)'을 강조합니다. 무한게임을 위해서 기업이나 조직은 크고 올바른, 모두에게 이상적인 명분을 목표로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한 가지 물음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바로 '그래서 개개인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죠. 무한게임의 의미도 이해했고 기업과 조직 차원에서 다가가야 할 스탠스도 이해했지만 정작 우리 스스로는 무엇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지는 설명해놓지 않은 까닭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만의 '자의명분(自義名分)'을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단어는 거창하지만 사실은 그저 관점을 나 스스로에게 돌려본 것에 불과합니다. 무엇이 내 인생의 긴 레이스를 이어가게 해줄 것인지, 혹시 중간에 넘어졌을 때는 무엇을 동력 삼아 다시 일어나야 하는지 그 명분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죠. '명분을 찾겠다'라고 맘먹는다고 바로 찾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저는 스스로 자기동기화 할 수 있는 아래의 아홉 가지 기준을 한번 나열해 봤습니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괄호로 덧붙여놓았으니 혹시라도 여러분들도 기준을 삼아볼 만한 것이라 생각되면 이를 바탕으로 여러분 만의 자의명분을 한번 고민해 보면 좋겠네요. (참고로 아래 기준을 바탕으로 찾은 저만의 '자의명분'은 맨 아래 덧붙여 놓았습니다.) ----- 01.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큰 것 (어떤 일을 하든 나 스스로 써먹고 소비하는 비율보다 결과물로 생산할 수 있는 비중이 큰 것이 좋다고 봅니다.) 02.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것 (지엽적인 조건을 떠나 그냥 그 자체로 두근거리는 것, 작은 피해나 손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는 것 정도로 봐야겠죠?) 03. 계속 발전해갈 수 있는 것 04. 내 감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05. 본받고 싶은 사람이 많은 영역일 것 06. 하면 할수록 나다워지는 것 (할 때마다 내 자신을 잃는 게 잃고, 할 때마다 내 자신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자가 주는 인생의 즐거움은 정말 큰 법이죠.) 07. 죽을 때까지 잘하고 싶은 것 08. 나와 타인,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것 09. 설사 실패해도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것 ----- 이 기준을 적용해 보니 저는, '제가 먼저 경험하고 확신한 것을 → 제가 좋아하는 기획이라는 분야를 통해 → 타인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뭐 언제 이 명분이 힘을 잃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진 이걸 저만의 자의명분으로 한 번 삼아보려고요. 무한게임을 하려면 그 게임을 위한 동력이 필요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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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3일 오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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