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 한 이야기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고려대 김승섭 교수는 사회역학을 공부하시는 분이세요. 사회역학은 사회적 이슈에 의해 야기되는 국민들의 건강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인데, 예를 들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접해있는 두 지역에 폭염이 기승을 부릴때, 한 지역의 사망률은 낮은데 나머지 한 지역은 매우 높아졌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왜 이 지역의 사망률이 맞은편에 비해 높은지를 연구하고, 그 결과 해당지역은 사회적인 유대관계가 약하고 노인들을 케어하는 복지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밝혀내는 거죠. 이 지점에서 인터뷰 한 대목을 옮깁니다. ―사회역학이라는 게 어찌 보면 하나마나 한 얘기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가난하거나 차별받는 이가 더 아픈 건 당연하지 않냐는 것이죠. "타당한 지적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타당한 얘기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겁니다. 최근에 백화점 화장품 매장 노동자들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그분들은 백화점 화장실을 쓸 수도 없고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니 하지정맥류나 방광염을 많이 앓고 있을 거란 추측은 누구나 했죠. 학자는 가설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일을 합니다. 추측만으론 제도가 변하지 않거든요. 변화의 근거를 제공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인 생각이지만, 그걸 문제로 정의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마치 우리가 보고서나 계획안을 쓸때,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치라던지 타 회사 사례 등의 근거가 있어야 하듯 말이지요. 하물며,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들에 대해서는 더 단단한 근거가 있어야 겠죠. 사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주장은 난무하는데 그를 뒷받침 하는 단단한 근거는 부족한데서 비롯된 게 아닌 가 싶어요. 김승섭 교수님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야기 중 일부를 소개해 드릴께요. "단언컨대 저는 누군가의 멘토가 될 생각이 없어요. 이렇게 얘기해보죠. 심리학 등 많은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어떤 사람이 창조적 결과물을 내놓는 건 그이의 삶이 가장 안정적일 때입니다. 기업가든 학자든 예술가든 예외가 거의 없어요. 칸트가 철학사에 일대 혁명을 가져온 건 정규직 교수 자리를 딴 이후죠. 우리 사회는 젊은 친구들에게 도전해서 창조적 결과물을 내놓길 요구하지만, 그 바탕이 되는 조건을 마련해주는 데는 별 관심이 없어요. 실제로는 안정적인 환경이 도전과 창조를 낳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전 학생들에게 무작정 도전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기성세대로서, 학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이 덜 불안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주말] 책으로 세상을 깨운 스타학자… "훌륭한 사람 말고 성실한 사람 되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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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0일 오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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