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라고 들어보셨을 거에요. 디지털 기술 발전 비교적 초기(아마 10년 전?)에 나왔던 이야기로, 모든 것을 저장해주는 기술 덕분에 인간은 ‘어디에 저장했는지’를 기억하지, ‘무엇을 저장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대표적인 것인 전화번호일 것이고, 이 외에도 다양한 일상의 정보들이 기억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죠.
그렇지만 인간이 아웃소싱하는 것이 ‘정보저장’이 아니라 ‘사고능력’이라면 어떨까요? 가장 기초적인 자료조사와 사고능력을 아웃소싱해버리면, 인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은 비평, 인사이트, 감각, 가치판단, 비전제시, 문제정의 등, 오랜시간의 훈련이 필요한 영역만 남는데 말이죠. 좋은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인사이트를 공장처럼 찍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볼수도 있죠, 많은 이들은 ChatGPT를 포함한 앞으로 개발될 인공지능 지식 비서로 인해 더 똑똑해지기보다는, 덜 똑똑해질수도 있지 않을까?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훈련이 되었고 학습력이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매우 생산적이고 창조적으로 결과물을 찍어낼 것이고, 학습력과 지적 훈련이 아직 안되었는데 인공지능으로 그 기회를 잃어버릴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오히려 인문학과 사회과학, 읽기와 글쓰기 훈련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미국의 어떤 고등학교에서는 ChatGPT의 편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네 오타 아닙니다. 고등학교에요. 인종, 젠더와 관련한 편향을 어떻게 인공지능이 재생산하는지 감지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뇌의 근육을 훈련하는 것이죠.
어릴 때 인공지능과 스파링을 해본 학생은 자라서 얼마나 강력한 두뇌를 가지게 될까요? 모두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하는 시대, 인간 두뇌를 훈련하는 사람이 오히려 기회를 가지게 되지는 않을까요?
뉴욕타임스 기사 인용
“수업은 이 학교의 컴퓨터 과학 과목의 여러 교육 과정 중 하나로, 학생들에게 유명한 컴퓨터 알고리즘(대부분 백인 남성과 아시아계 남성으로 이루어진 테크 기업에서 만든)이 이민자나 저소득층 같은 집단에서 얼마나 이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날의 주제는 얼굴 인식 시스템이 어두운 피부색 얼굴 인식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으로, 그 교실에 있던 상당수 학생들과 그들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인용한 기사를 포함한 ‘일잘러를 위한 주말 비즈니스 라운드업’ 콘텐츠를 댓글에 남길게요. 함께 두뇌를 훈련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