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하는 마음>을 읽었어요

오랜만에 <일하는 마음>을 읽었어요. 일하는 방법은 아는데, 그 일과 과정이 과연 나를 성장시킬지 고민이 들 때 종종 이 책을 펴고는 합니다. 성장을 향한 욕구, 내적 동기, 책임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을 통한 성장' 자체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가 오거든요. 또 이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회고와 고민이 없으면 '일을 하는 나'에 도취되고 마니까요. 우리 모두 '일을 잘하는 것', '성장하는 것', '좋은 사람'의 의미를 정의하고 있어요(그리고 각 단어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모두 다르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우리는 어렴풋이, 어떤 경계 사이에서 무엇이 '일을 못하는 것'인지, '사실은 성장이 아닌 것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 기반해서 아래 <일하는 마음>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일을 잘하는 것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별개의 문제이거나 심지어 충돌하게끔 하는 일이라면, 그런 일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동시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상대방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얼굴 붉힐 일을 만들지 않고 ‘안 됩니다’라는 말을 피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선택이고 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이기도 하다 (*책에는 여기서 문장이 끊겼지만 제 생각에는 '그러나 이것이 곧 좋은 사람은 아니다'라는 문장을 더해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현명하지도 않고요). 어쩌면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상대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말을 해야 하는 이유를 나 자신이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이 되게 하려면 ‘나쁜 사람’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그 ‘되어야 하는 일’의 순리에 대한 의심이 어렴풋이 들었고 그 일이 (나에게) 줄 상처 또한 알고 있었다. 그 일이 전부 자연스럽고 결국 좋은 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면, 지금 해야 할 ‘나쁜 사람’의 역할이 궁극적으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충돌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더구나 특정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일을 잘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게끔 이끌어주지 않는다면, 굳이 일을 잘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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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0일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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