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고 동의하면 되는 줄 알았다

(이 글의 다른 제목은 “비판적 사고의 결여가 나의 커리어에 미친 영향” 정도가 되겠다.)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초반. 소극적이고, 뼛 속까지 I(ntrovert)이며, 남과의 충돌을 싫어하던 나는, 타인의 의견에 늘 귀기울이고 이를 적극 수렴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누구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내 강점이라 믿었다. 나는 팀웤 속에서 빛나는, 함께 일하기 편한(easy to work with) 사람임을 자부했다. 하지만 퍼포먼스 리뷰에서 동료들이 이런 종류의 피드백을 건네 주었다. ”나는 너의 목소리, 생각이 더 듣고 싶다.“ ”디자이너로서 너의 관점과 전문성을 공유해달라.“ 내가 강점이라 포장했던 나의 ”원만함“이 결코 나의 강점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깨달았다. 여기서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비판적 사고가 몸에 베지 않은 소위 “people pleaser"였던 나는 막상 판을 깔아준다해도 공유할 나의 고유한 생각과 견해가 없었던거다. 🤦🏻‍♀️ 더 뼈아픈 깨달음은 나를 원만한 사람이라 포장하며 살았지만, 사실 나는 내 일에 게으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의사결정과 논의에 있어서 팀 내의 유일한 디자이너인 나의 견해를 형성하고 전달하는 것이 (필요에 따라 강한 의견으로 타인을 설득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인 것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팀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걸 몰랐던거다.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와 분명 다르다. 양질의 피드백, 나에 대한 성찰, 그리고 불편한 노력을 반복하며 나아지고 있다.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을 일궈온 스스로를 칭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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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1일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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