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코드, 남의집 운영 종료를 보면서 든 생각⟫

프레시코드는 사무실이나 가정에 1만 원 미만 가격대의 샐러드를 배송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대표님을 포함해 동료들이 자주 이용했던 서비스였습니다. 기사를 보니 채권자는 100명 이상이고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해 매년 영업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후속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며 결국 정유석 대표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고 파산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프레스코드 파산을 보면 오늘회, 부릉을 서비스했던 오늘식탁, 메쉬코리아와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세 회사 모두 도심형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송 중심 사업을 가져갔는데, 물류 시스템 기반 사업구조가 수익성을 가져가려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합니다. 규모가 커지지 못하자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신규 투자가 필요했는데 이를 유치하지 못하면서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남의집은 자신의 취향이 온전히 담긴 집에 호스트가 게스트를 초대해서 자기 취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2019년 시작한 서비스인데 당근마켓이 2021년 10억 원을 투자하며 로컬커뮤니티 활동에 유의미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남의집은 6월 30일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했지만 자체적인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상황과 커뮤니티가 취향 기반 이용경험 컨트롤에서 어려움을 겪은 점, 당근마켓이나 카카오벤처스 등 기존 투자사가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점, 당근마켓에서 '내근처' -> '당근미니'를 통한 서비스 연동을 3월에 중단한 점 등 종료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1️⃣ 물류 시스템 기반 사업구조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합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룰 때까지는 실탄이 필요합니다. 실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스타트업은 투자금 유치를 통해서 위기를 돌파하거나 게임으로 치면 한몫을 얻어 한 판을 더 해볼 수 있었습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자체 수익성이 없는 비즈니스부터 쓰러지는데 강력한 팬덤이 있는 '왓챠'와 같은 서비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뿌리가 튼튼하지 않은 나무는 장마를 견디지 못합니다. 2️⃣ 취향 기반 비즈니스의 가장 어려운 점은 온전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꾸준히 플랫폼에 공급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좋아하는 게 뭐예요?"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이야기할 수 있고, 그에 대해 30분 이상 이야기를 낯선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그런 사람을 찾기란 참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 취향이 있더라도 그 취향이 집에 녹아들어 있기란 어렵습니다. 집이란 공간은 삶의 치열함이 녹아 있어 가족들과 공존해야 하는 세계이고, 아이가 있을 때에는 나의 취향을 포기하면서 아이의 세계를 넓히기 위해 국경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집에 낯선 사람을 초대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3️⃣ 철학적 모임 '전기가오리'도 비슷합니다. 월 13,000원을 내고 후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후원 해지를 할 때에 제출하는 설문을 보면 해지를 다시 고민하게 되는 여러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선택을 늘릴 수 있고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서비스들. 세상을 더 이롭게 한다고 믿었던 서비스들이 위기 속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모습을 보면 심란합니다. 비즈니스란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하는 거라는 생각으로 장마가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https://philo-electro-ray.org/

전기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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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9일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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