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667
스스로를 쪼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남의 말에 상처를 잘 받거나 삐지는데, 이 감정을 상대방에게 잘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꿍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소심한 복수를 상상하며 준비하기도 합니다. 복수라고 해봐야 상처를 준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쪼잔한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실 제가 한 쪼잔하기도 해서 쪼잔한 분들의 마음을 조금은 더 잘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쪼잔한 분들이 꿈꾸는 상처 준 사람에게 되돌려줄 복수를 지지합니다.
쪼잔한 사람들이 상상하는 복수는 대상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내가 더 씩씩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복수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누군가가 쪼잔한 사람에게 ‘그렇게 물러터져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려고 해’라고 면박을 줬다면, 쪼잔한 사람은 ‘웃기지 마! 이렇게 살아도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아! 내가 보여주마!’ 혼자 속으로 복수를 꿈꾸게 됩니다.
쪼잔한 사람들마다 대인관계에서 마음에 상처가 되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의 종류가 다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과 행동이 아닌데 쪼잔한 사람에겐 타격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쪼잔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쪼잔하게 여기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나는 왜 쉽게 상처를 받는가’ 민감한 자신의 감정을 다그치며 사람과의 관계를 어려워하거나 피하기도 합니다.
쪼잔함을 다르게 표현하면 세심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의도를 헤아려 파악하는 민감한 눈과 귀를 가진 것이죠. 이는 타고난 재능이자, 엄청난 강점입니다. 후천적으로 훈련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세월의 풍파를 맞아 경험이 쌓이는 나이가 되면 어느 정도 생기긴 하지만,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센스티브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스스로를 쪼잔하다고 생각하는 여러분!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상처 준 사람에게 돌려줄 복수! 필사적으로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쪼잔하지 않은 척 억지로 쿨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쪼잔함을 무기로 복수를 더 세밀하게 계획하고 철저하게 실행하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위하여 보란 듯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여러분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오늘 글은 책 [퇴사하겠습니다] 내용 중 ‘쪼잔하고 필사적인 마음이 내 인생을 바꾼다’라는 부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